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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킨스의 유령을 만나면

①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의 하나가 회심(回心), 마음을 돌려먹는 일이다. 어른이 된 인간의 사고란 오랜 습관의 결과물이라 한번 굳어진 마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오죽하면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나왔을까. ② 찰스 디킨스(사진)의 『크리스마스 캐럴』은 바로 이 주제를 다룬다. 작품보다 더 유명한 스크루지 영감(『크리스마스 캐럴』을 읽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이 구두쇠 캐릭터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은 인간의 동정심과는 담을 쌓고 산다.  ③ 그날 밤, 죽은 동업자 말리의 유령을 만나 자신의 과거-현재-미래를 보여주는 세 유령과 차례로 동행하게 된다. 외로운 소년 시절, 돈밖에 모르는 자신의 모습과 대비되는 행복한 사람들, 싸늘한 미래의 자기 묘석까지 방문한 스크루지는 완전히 ..

플랫폼 경쟁의 마지막 역전 기회

① 스마트폰 한 대에서는 매일 1.5GB(기가바이트)의 개인 데이터가 생성된다. 작년 말 기준 전 세계 스마트폰 사용자가 49억 명이니 매일 73억GB의 데이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② 국내 이용자가 대부분인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업체가 확보한 개인 데이터는 미국 빅테크인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현 메타)·애플)와 규모 면에서 비교가 안 된다. 국내 정보기술(IT)업계가 “GAFA와의 플랫폼 경쟁은 물론 인공지능(AI) 경쟁도 이미 끝났다”고 자조하는 이유다. ③ 다행히 빅테크와의 격차를 좁힐 마지막 찬스는 남아있다. 빅테크들이 전통 제조업과의 경쟁에서 주전장을 공장에서 플랫폼으로 바꾼 것처럼 플랫폼 기업의 주무대인 데이터의 판을 ‘개인’에서 ‘기업’으로 옮겨가면 전세를 뒤집을 수..

새로운 빅 브러더, 플랫폼이 더 위험한 이유

① 미국 실리콘밸리의 정치적 성향이 리버럴(자유주의)인 것은 아이러니다. 반도체·플랫폼 같은 빅테크 산업의 본질은 독점력에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은 기성 권력과 산업의 반대편에서 개인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강조하면서 탄생하고 성장했다.  ② ‘빅 브러더’는 조지 오웰의 1949년 작 소설 ‘1984′에 등장한 이후 감시·통제에 의한 절대 권력을 상징하는 단어가 됐다. 집 안에 설치한 ‘텔레스크린’이라는 장비로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통제한다. 그러나 수집하는 정보의 양과 대상, 영향력을 감안하면 지금의 거대 플랫폼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새로운 ‘빅 브러더’의 출현이다. ③ 이런 소소한 정보(마이크로 데이터)를 최근 인공지능(AI)으로 통합·분석하면서, 거대 플랫폼은 본인보다 자신을 훨씬 잘 아는..

보고 싶은 것만 보게 해 선택과 경험을 제한한다.

① “보고 싶은 것만 보게 해 선택과 경험을 제한한다.” 미국 문화평론가 카일 차이카는 라는 책에서 SNS가 만들어낸 알고리즘의 폐해를 이렇게 설명했다.  ② SNS 이용자가 본인 입맛에 맞는 콘텐츠만 보게 되는 ‘필터 버블’이 지배하는 세상을 ‘필터월드’라고 부르면서 SNS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③ 이런 필터월드가 청소년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데 전문가 사이에 이견이 없다.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에 한 번 노출되면 성인보다 더 빨리 중독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④ 이 때문에 미국은 플랫폼 회사가 직접 SNS의 유해 콘텐츠를 차단하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 중이다.  ⑤ SNS 이용 제한이 2011년 청소년의 심야(0~6시) 게임을 금지한 ‘게임 셧다운제’처럼 실패할 것이란 주장도..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에서 고기, 면화까지

① 랩그로운(Lab-Grown·실험실에서 재배한) 분야가 실험실을 나와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② 원조 격인 다이아몬드와 배양육에 이어 최근에는 면화를 중심으로 한 의류 분야까지 넓어진 것이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이미 친환경 소비를 중시하는 서구 선진국 젊은 층 사이에서 주얼리 대용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배양육은 여러 나라가 식용으로 승인하고 나섰다. ③ 국내외 주얼리 브랜드들은 시장에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속속 내놓고 있다. 이들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가 천연 다이아몬드 채굴에서 발생하는 환경 파괴, 노동 문제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을 내세워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가격도 천연 다이아몬드 대비 5분의 1 가격 수준으로 저렴하다. ④ ‘실험실 고기’로 알려진 배양육도 입지를 넓히고 있다. 배양..

AI가 대체 못하는 직업 1위는?

① 세계경제포럼(WEF)은 AI 기반 4차 산업혁명에도 2027년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직업 1위로 농기계 기사를 꼽았다. 식량 안보와 기후 문제로 농업에 대한 중요성은 커지는데, AI가 소규모 농장의 작업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② 이어 대형 트럭 운전수, 직업 교육 교사, 기계 수리공 순으로 성장 직업을 예상했다. 직업 교사에 대해 WEF는 “개발도상국 중심으로 나타날 추가 일자리 창출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이 외에 건물 구조물 노동자, 전기 엔지니어 등이 높은 순위에 자리했다. 현장 환경이 각기 다르고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현장 노동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③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자동차 정비사, 세탁소 직원, 도로 보수 직원 등이 AI에 타격을 받을 ..

과유불급의 생존전략, 더닝크루거 효과

① 저성과자는 자신의 한계를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본인이 더 뛰어나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고성과자는 자신을 과소평가하며 다른 사람들도 자신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② 이 사례에선 더닝-크루거 효과가 어떻게 저성과자가 자기 과신의 함정에 빠지는지 보여준다. 그는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지 못해 팀의 성과와 협업에 걸림돌이 됐다. ③ 김 대리의 경우 더닝-크루거 효과는 반대 방향으로 작용한다. 뛰어난 능력을 갖췄는데도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나머지 더 큰 역할을 맡고 성과를 창출하는 데 방해가 된다. 그의 겸손함이 오히려 동료들에게는 자신감 부족으로 비칠 위험도 있다. ④ 더닝-크루거 효과는 개인의 인지적 한계에서 비롯하지만, 극복 전략은 조직 차원에서 꾸려야 한다. ⑤ 피드백을 줄 때도 ..

자가 출판 플랫폼

① 아이 둘을 키우는 오미정(40)씨는 지난해 ‘수익 확장을 위한 그림 있는 책 만들기’란 전자책 시리즈의 수입으로 2억4000만원을 벌었다. 지금까지 7년 동안 낸 그림책만 10권. 2016년 첫째를 임신하면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교보문고의 자가 출판 플랫폼인 ‘바로출판 POD(publish on demand)’를 통해 작가로 데뷔했다. ② 학생, 직장인, 주부까지 자가 출판 플랫폼을 통해 작가로 데뷔하는 사람이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자가 출판 플랫폼이란 원고만 준비되어 있으면 표지도 직접 고르고, 편집까지 작가가 직접 해 전자책을 유통할 수 있는 온라인 기반 업체를 말한다. ③ 대표적 자가 출판 플랫폼인 부크크, 바로출판POD, 유페이퍼 세 곳에 등록된 작가는 2020년 3만2067명에서 올해 ..

기계와 자율성

① 기계는 인간의 능력을 언제나 뛰어넘는다.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지 못하는 기계는 필요조차 없으니 말이다. ② 새로운 기계의 등장은 언제나 새로운 두려움도 만들어냈다. 대부분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기계 때문에 일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걱정이었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등장은 이제 완전히 새로운 두려움을 자극하고 있다. ③ 왜 이런 걱정을 하는 걸까? 과거 기계들과는 다르게 인공지능은 학습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빠른 자동차도 스스로 더 빨리 달릴 수는 없지만, 인공지능은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더 향상시킬 수 있지 않을까? ④ 둘째로는 인간이 던져준 문제를 더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할 수도 있다. 역설적으로 인간에게 더 도움이 되기 위해 자율성이..

호명사회, 서로의 이름을 부르다

① 그의 존재가 단독자로 인식되기 어려웠던 이유는, 동네의 터줏대감 감나무 집 둘째라는 관계와 맥락이 훨씬 큰 존재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조직에서 정년을 마친 이들은 이따금 만나는 옛 동료들과의 만남에서 여전히 조직에서의 마지막 직급으로 서로를 부른다 합니다. 그만둔 지 20년이 되었어도 김상무와 박전무로 서로를 부르는 모습에서 그 명칭이 그 시대의 정체성과 같았음을 확인합니다.② 문명의 혜택을 모두가 누리기 시작하면서 우리의 욕망은 더 빠르게 커졌고 그에 비례해 각자의 일은 급격히 정교해졌습니다. 이처럼 혼자서 무엇인가를 온전히 해내기 어려울 만큼 우리의 일이 복잡해지며, 개인들은 조직을 통해 서로 규합하고 함께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③  이제 ‘증강된 인간’이 출현합니다. 인공지능과 초연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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