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AI가 일부 업무 없애면, 다른 형태 '가짜 노동'이 그 빈자리 채울 가능성"

에도가와 코난 2026. 2. 13.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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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에 불쑥 찾아온 AI(인공지능)는 그동안 상상에 그쳤던 ‘일자리 침식’ 우려를 현실의 문제로 가져왔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노동생산성이 하위권에 머무는 한국에서 AI는 더욱 달갑지 않은 존재다. 낮은 생산성 구조에서는 자동화에 따른 인력 대체 압력이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덴마크의 인류학자이자 베스트셀러 ‘가짜 노동’의 저자인 데니스 뇌르마르크도 최근 WEEKLY BIZ 인터뷰에서 “장시간 노동, 강한 위계문화 등 과거 한국을 선진국 경제로 탈바꿈시킨 가치들이 앞으로도 동일한 효과를 낼 것이라 믿는다면 큰 오산”이라며 “오늘날 혁신을 이끄는 힘은 독립적으로 사고(思考)하고 아이디어를 확산·발전시키는 능력”이라고 했다. 그가 현대 사회의 번아웃 증후군과 과로사의 범인으로 지목한 ‘가짜 노동’은 실질적 성과와 관련없이 그저 바쁘게 보이며 시간만 허비하는 일을 뜻한다.

“AI가 대량 실업을 초래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완전히 사라진 직업은 거의 없었다. 일의 형태가 바뀌고 일부는 더 쉬워질 뿐이며, 사람들은 반대로 새로운 업무를 더 많이 떠안게 된다. 컴퓨터 등장 이후 세무·회계 등에서 효율화가 예상됐지만 행정 인력은 오히려 늘었다. 기술 발전으로 생긴 여유를 가치가 낮은 ‘가짜 노동’이 채웠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직시하지 않으면 AI 혁명도 일부 업무를 없애는 대신 그 빈자리를 또 다른 형태의 가짜 노동으로 메우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관건은 기술을 ‘쓸모없는 일을 없애는 데’ 쓰는가, 아니면 ‘쓸모없는 일을 더 정교하게 만드는 데’ 쓰는가에 있다. 기술은 단기적으로 과대평가되고 장기적으로는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지금은 AI와 로봇을 모든 곳에 적용하려는 분위기다. 남들이 앞서간다는 인식이 과도한 도입을 필요가 없는 업무를 자동화하려는 기업들을 여러 곳 봤다. 예전에는 이를 ‘프로세스 자동화’라 불렀지만, 실제로는 그 프로세스를 없애는 것이 더 나은 해법인 경우가 많다. 예컨대 송장을 발행할 때마다 고객들에게 자동으로 이를 전송하는 업체가 있다. 그러나 정작 송장 정보가 필요 없는 고객이 대부분이다. 자동화 기술이 애초 불필요한 알림을 양산해 여러 사람들에게 쏟아내는 셈이다.”

어느 프로그래머가 자신의 업무 대부분을 자동화했지만, 이를 공개하면 더 많은 업무가 주어질까 두려워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 그가 만든 자동화 프로그램은 동료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었지만, 잘못 설계된 인센티브가 공유를 막은 셈이다. 자동화로 생긴 성과가 직원의 노동시간 단축으로 돌아온다면, 사람들은 기꺼이 기술을 수용할 것이다. 반대로 그 이익이 업무 부담 증가나 조직 상층부의 이익으로만 귀결된다면 받아들일 리 없다. 나는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일한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면, AI는 노동시간을 줄일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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