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비트코인, '달러 패권' 구원투수 되나

에도가와 코난 2025. 3. 26.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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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유진 파마 시카고대 교수가 “10년 안에 비트코인 가치가 0원이 될 가능성이 거의 100%”라고 했지만, 국제 정세, 글로벌 금융시장 판세를 보면 이 예측은 틀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코인 대통령’을 자처하고,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삼겠다면서 하나둘 실행에 나서고 있다. 

우선 미국은 가상 화폐를 사그라드는 달러 수요를 재창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으려 한다. 1970년대 금본위제 폐기로 위기에 몰린 달러 기축통화 지위를 살리기 위해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손을 잡고 모든 원유 거래는 달러로 결제하는 ‘페트로 달러’ 시스템을 구축했다. 여기에 은행 간 달러 송금망 ‘스위프트(SWIFT) 시스템’까지 만들어 달러 기축통화 체계를 공고히 했다. 

더 나쁜 변수는 미 국채 최대 보유국 중국이 미 국채를 계속 팔고 있다는 것이다. 미 국채 수요가 줄면 매년 1조8000억달러에 이르는 재정 적자를 메울 길이 없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달러와 코인 가치를 일대일로 고정하는 스테이블 코인이 미 국채의 새 수요처로 부상했다. 스테이블 코인 기업들은 코인 발행량이 늘어나면 달러 자산, 즉 미 국채를 더 사야 한다. 

미국이 비트코인에 대한 통제력을 갖고자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중국의 금융 굴기를 막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비트코인이 부자들의 자산 해외 도피 수단으로 활용되자 비트코인 채굴 및 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하지만 미국의 의도대로 글로벌 비트코인 생태계가 더 커지면 중국의 자본 통제가 더 어려워지고, 위안화 국제화도 멀어진다.

1차 세계 대전 이후 글로벌 패권국이 된 미국은 팍스 아메리카에 대한 도전이 있을 때마다, 게임 규칙을 바꿔 판을 뒤집는 식으로 헤게모니를 유지해왔다. 금본위제 폐지, 페트로 달러 시스템에 이어 이번엔 가상 화폐 생태계를 장악해 달러 패권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달러 패권에 대한 저항으로 탈(脫)중앙 세계 화폐를 꿈꾸며 비트코인을 만든 나카모토 사토시가 오늘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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