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그 유튜브를 보니 이름을 처음 들어보는 어떤 매체의 기사를 그대로 옮기면서 자신의 추측을 덧붙여 자극적으로 선동하고 있었다. 초보적인 사실 확인 과정도 없었다. 주한 미군은 물론, 미 국방부와 우리 국방부 모두가 허위라고 공표했지만 이 밑도 끝도 없는 ‘중국인 99명 체포설’은 마치 ‘은폐된 진실’인 양 퍼져나갔다.
② 그 후 필자는 이 괴담을 사실로 믿고 있는 많은 사람을 만났다. 그중에는 이름을 들으면 모두가 깜짝 놀랄 만한 사람들도 있다. 이분들은 ‘관계 당국이 모두 허위라고 발표했고, 조선일보 취재진의 현장 사실 확인에서도 아무런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필자 설명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상당수는 필자의 설명을 믿지 않는 듯했다. 믿고 싶어 하지 않았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
③ 뭔가 ‘꺼리’를 찾고 있던 유튜버들과 정치인들이 확성기 역할을 시작했다. 이들 중 아무도 사실 여부를 알아보려 하지도, 의심하지도 않았다.
④ 안씨는 사람들을 속인 이유에 대해 탄핵 반대 세력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지금 양분된 우리 사회에서 사람들은 듣고 싶은 얘기만 들으려 한다. 이런 사회에서 ‘불편한 사실’은 분노를 주고, ‘솔깃한 거짓’은 희망을 준다. 사실을 검증하고 보도하는 언론은 백안시되고, 거짓과 과장으로 선동하는 유튜브는 인기를 끈다.
⑤ 하지만 사실을 찾는 언론이 ‘사실로 위장한 거짓’과 싸우는 일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거짓이 더 그럴듯해지고, 더 대담해지고 있고, 거짓이라도 믿고 싶어 하는 군중의 규모가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매체는 신문윤리위에서 중징계를 받았지만 정정 보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탄핵 반대층에 인기를 끌며 ‘대박’을 터뜨렸다고 한다.
아무리 홀대받고 무시당해도 결국 역사와 나라를 움직이는 것은 ‘사실’이다. ‘사실’과 다른 길을 가는 나라나 집단이 맞을 결과는 명백하다. 조선일보 105년은 한마디로 ‘사실을 찾다가 성공하고 실패한 기록’이다. 사실을 찾는 일엔 보상도 없기 때문에 언론이 없으면 사실도 없다. 언론의 사명이자 숙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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