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부정선거 도그마

에도가와 코난 2025. 3. 11.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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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더니 탄핵 국면을 거치며 부정선거 ‘음모론’은 부정선거 ‘의혹’ 수준으로 격상된 듯한 양상이다. 1월 말에서 2월 중순 여론조사들만 보더라도 부정선거 주장에 공감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36∼38%, 보수 응답자 중에선 65∼68%에 달했다. 이쯤이면 보수의 주류 견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요즘 상황은 순수한 의미의 ‘의심’ 차원이 아니라는 데 심각한 문제가 있다. 지금은 ‘팩트 체크’의 문제가 아니라 ‘믿음’의 문제가 돼 버렸다. 

오히려 부정선거 음모론의 서사(敍事)는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육필 원고를 통해 국내 정치세력과 국제적 연대의 협력에 의한 총체적 부정선거 시스템 가동 운운하면서다. 이 주장은 2030세대의 막연한 ‘차이나 포비아’와 맞물려 증폭되면서 혐중 정서로 확산됐다. 계엄 합리화를 위한 국가 비상사태로 부정선거를 내세우고 ‘가상의 적’을 만들어 낸 셈이다.

‘전쟁은 피를 흘리는 정치이고, 정치는 피를 흘리지 않는 전쟁’이라는 유명한 말이 있는데, 이에 비유하면 ‘선거는 피눈물을 흘리는 전쟁’이다. 그만큼 승패의 결과가 가혹하다. 이런저런 꼬투리로 자신의 잘못을 감싸고 다른 이유를 찾고 싶은 심리가 생기는 건 어쩌면 본능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자신 선거로 당선됐고 선거 관리에 궁극적 책임이 있는 대통령이 앞장서 여당의 총선 참패가 이상하다며 국가의 선거 시스템 자체를 부정한다면, 이는 차원이 다른 얘기다.

민주공화정의 존립 근거, 권력의 정통성에 직결되는 우리의 선거제도가 부정선거가 횡행하는 남미나 아프리카의 어떤 나라들 수준이라는 건지 답답하다. 단언컨대 부정선거는 의혹이 아니고 음모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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