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마음의 움직임으로 본 계엄 사태

에도가와 코난 2025. 2. 16.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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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대통령이 사람 좋은 의사라는 게 아니라, 그의 무모한 계엄 선포를 투사적 동일시의 결과로 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가령 대통령은 아무 생각이 없는데 야당이 ‘계엄 할 거지?’라고 다그친다. 무의식적으로 계엄 감행을 기정사실화한 대통령, 실제로 선포한다.


② 물론 현실과는 맞지 않는 얘기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의 계엄설 발설이 지난해 8월, 검찰 수사에 따르면 대통령은 그보다 다섯 달이나 빠른 3월부터 계엄을 거론했다니 말이다. 어쨌든 의사 친구는 계엄 사태를 보며 문득 투사적 동일시가 떠올랐다고 했다. 최고 권력자의 역사 역주행을 차라리 병리 현상으로 치부하는 게 정신 건강에 도움 된다는 게 우리의 비극이다. 


노트들을 바탕으로 쓴 글이 2019년 책 『감정과 사회』에 실린 ‘언어, 감정, 집합행동’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촛불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 발견되는 ‘군중의 기쁨’ 혹은 집합적 열광이 태극기 집회에서도 나타났다. 젊은 층이 불의에 저항해 헌법적 가치를 수호한다는 자긍심에 몸을 떨었던 것만큼이나 노년층 역시 태극기를 흔들고 군가를 부를지언정 연대의 기쁨, 해방감을 표출했다는 것이다. 

태극기 노년층은 침묵과 저항의 부재를 강요당한 채 1970~80년대를 관통한 세대다. 저항에 방관적이거나 오히려 암묵적으로 반대했다. 개인의 출세와 가족 생존을 위한 헌신은 곧 국가에 대한 희생이기도 했다. 그런 사람들이 광장 점유는 난생처음이었으니, 살 맛이 났던 것이다. 개인의 실존 차원에서 태극기 노년층에 돌 던지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⑤ 김왕배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2025년의 태극기는 9년 전의 태극기에서 더욱 퇴행한 느낌”이라고 했다. “과거의 탄핵 찬반이 그래도 옳고 그름의 문제였다면 지금은 이해관계의 문제로 변질된 것 같다”는 얘기였다. 여당과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지 않나. 문제는 특정할 수 있는데 해법이 마땅치 않다는 게 또 다른 우리의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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