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늙음을 증오하는 우리, 정상인가

에도가와 코난 2025. 1. 22.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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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보 빔’은 자신의 언행이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현상을 가리키는 요즘 유행어다. 일찌감치 현실 정치에 뛰어든 86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생)는 ‘민주화 세대’이자 ‘변화의 주체’로서 정치의 주도권을 두고 기성세대인 ‘산업화 세대’와 필연적으로 충돌했다.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젊음을 무기 삼고 기성세대의 늙음을 문제 삼으며 나이든 이들은 일선에서 물러나라는 발언을 노골적으로 하는 일이 잦았다. 


② 기자가 속한 X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생)는 86세대의 정치적 경향을 이어받은 동시에 서구적 개인주의와 자유주의 성향이 강해서 노인 공경 문화에 대한 반발 및 ‘늙음 혐오’ 정서가 더욱 뚜렷하다. 젊음에 대한 집착도 완강해서, 10년 전 X세대 절반이 40대가 되자 ‘영포티(젊음을 유지하는 40대)’라는 말이 나타났고 이제 50대가 되자 ‘영피프티’라는 말이 생겼다. 

③ 재미있는 것은 원래 긍정적인 의미인 ‘영포티’ ‘영피프티’가 2030 세대에게는 ‘젊지 않은데 젊은 줄 착각하며, 자기들보다 윗세대는 늙었다고 무시하고 아랫세대에게는 꼰대질하는 세대’라는 뜻의 조롱으로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2030세대가 4050세대, 특히 X세대를, “산업화·민주화가 완성된 상태에서 경제·문화적으로 가장 풍족한 환경을 즐기며 막연한 진보주의에 치우쳐 뒷세대를 위한 현실적 기반을 마련해주지 못한 세대”로 본다는 것이었다. 그런 심정이다 보니 2030세대가 정치적으로 보수·우파화됐을 것이다. 

고대 로마의 철학자 키케로는 “자기 발견의 즐거움은 나이듦의 보상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양미술사에는 ‘젊음=아름다움=좋은 것’ ‘늙음=추함=안 좋은 것’이라는 공식에 해당하는 작품이 많다. 우선 그리스 신화의 남신과 여신들은 하나같이 젊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르네상스 미술가 미켈란젤로의 조각 작품 ‘승리’는 청년이 노인을 무릎으로 짓누르고 있는 모습이다. 어쨌든 청년이 승리한 것이다. 

 

산업화 세대, 민주화 세대, X세대, MZ세대가 모두 예외 없이 반성해봐야 할 문제다. 윗세대의 공로와 연륜은 존중하지 않고 아랫세대에게 ‘참 어른’이 되기는커녕 권위만 내세우지 않는지 말이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거장 미켈란젤로의 대리석 조각 ‘승리’(15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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