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영웅을 죽이는 사회, 영웅을 만드는 사회

에도가와 코난 2024. 12. 5. 07:38
728x90
반응형

 
천사의 미소를 지닌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의 실제 성격은 정반대였다. 지독한 일중독이었던 그는 직원이든 동업자든 성에 차지 않으면 “내가 들어본 것 중 가장 멍청한 소리”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경쟁 업체를 죽이기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법원이 게이츠를 망신 주기 위해 영상을 공개했지만 게이츠에 대한 여론의 지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시쳇말로 싸가지 없는 그의 태도를 비난하기보다는 그가 소프트웨어를 앞세워 일본 제조업에 밀려 죽어가던 미국의 첨단 산업을 일으켰다는 것을 더 높이 평가했다. 그렇게 그는 미국 기업가의 표상이 되었다.

한국은 어떤가? 아무리 뛰어난 기업가라도 한 번 스텝이 꼬이면 나락으로 떨어진다. 요즘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가 그런 케이스다. 주가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된 그는 10월 말 101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채 일주일도 안 돼 검찰이 다시 카카오 본사와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를 압수수색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이런 난맥상의 가장 큰 책임은 규모에 맞는 기업 문화와 경영 시스템을 정착시키지 못한 김범수 창업자에게 있을 것이다. 그는 회사를 키운 뒤 증시 상장을 하거나 매각을 해서 큰돈을 버는 성공 방식을 너무 즐겼다. 계열사 숫자가 한때 150여 개에 이르고 골목 상권 침해 등 잦은 구설에 오른 것도 남의 돈으로 잔치를 하는 비즈니스 모델 탓이 크다. 

김범수 창업자는 네이버의 이해진, 엔씨소프트의 김택진과 함께 한국의 인터넷 시대를 연 주역이다. 그는 한게임을 창업해 네이버와 합병하고 절치부심하다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만들었다. 그가 없었다면 한국인들은 카카오톡 대신 페이스북의 왓츠앱이나 중국의 위챗을 쓰고 있을지 모른다. 회초리를 들어서 야단치면 될 일에 칼을 휘둘러 기업을 망가뜨려서는 안 된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