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이번 미국 대선에도 '브래들리 효과'가 소환될까?

에도가와 코난 2024. 10. 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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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커뮤니케이션 학자인 필자의 시각에선 이번 미국 대선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소위 ‘브래들리 효과’로 불리는 ‘숨은 표’의 존재 여부다. 유색 인종 후보의 경우 여론조사에서 우세하다가도 실제 득표율은 다소 낮게 나오는 현상을 가리킨다. 

1982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 때 여론조사는 물론이고 출구조사에서도 앞섰던 흑인 후보 톰 브래들리 로스앤젤레스 시장이 개표 결과 1.2% 차로 경쟁 백인 후보에게 패배한 데서 유래됐다.

분석 결과 28일 현재 281(해리스) 대 257(트럼프)로 해리스가 불과 24명 차이의 우위를 보였다. FTE가 내놓은 283 대 255(28명 차이)와 거의 비슷한 결과다. 문제는 필자가 2016년 대선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동일한 분석을 실시했을 때는 78명 차이(308 대 230)로 지금보다 두 후보 간 차이가 훨씬 커 선거인단 수에서도 클린턴의 낙승이 예상됐다. 당선 확률도 클린턴 94.9%, 트럼프 5.1%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선거 결과는 232 대 306으로 오히려 트럼프의 완승이었다.

이런 예측 실패는 약간의 ‘샤이 트럼프’ 현상 때문이었다. 당시 주별 여론조사가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을 1.5∼2%포인트 정도 과소 추정했다고 가정하고 시뮬레이션을 다시 해 보면 바로 승자가 뒤바뀌었다.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현재 나온 주별 여론조사들이 트럼프 지지율을 약 1.5∼2.0%포인트 과소 추정하거나 해리스 지지율을 비슷한 정도로 과대 추정했다고 가정하고 다시 시뮬레이션을 실시하면 바로 승자가 뒤바뀌는 결과가 나왔다. 

‘브래들리 효과’가 나타날까. 사실 해리스는 자메이카 출신 흑인인 부친도 스탠퍼드대 경제학 교수였고 부모의 이혼 후에는 인도계 과학자인 모친을 따라 캐나다에서 성장했다. 그러다 보니 대놓고 말은 안 하지만 “‘흙수저’ 출신도 아니면서 유색인종 우대정책의 수혜자가 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특히 20대 후반 주 검찰 재직 당시 30년 이상 연상인 거물 흑인 정치인 윌리 브라운 전 샌프란시스코 시장과 교제했던 점도 과도한 출세지향적 성향으로 비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피로도가 상당하다. 하버드대, 펜실베이니아대 등의 총장 줄사퇴 사태에서도 잘 드러난 바 있다. 이번 미국 대선은 2016년의 데자뷔가 될까.

톰 브래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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