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서울의봄 5

과감한 혁신 필요한 87년 체제

① 박근혜 후보가 당선된 2012년 제18대 대선을 취재하러 온 일본 기자로부터 “이번 대통령의 역할은 무엇인가”란 질문을 받았다. 시대적 소명이 무엇이냐는 물음이었다. ‘조정자’라고 답했다. 대통령이 한마디 하면 척척 돌아가는 시대가 지나갔다는 의미였고,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설명이었다.  ② 권력 총량의 법칙이랄까, 그 힘은 국회가 가져가기 시작했다. 이미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소추를 당했고,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 인용 판결을 받고 자리에서 물러나 감옥으로 갔다. ③ 제왕적 대통령이라면서 이렇게 지위가 취약해진 것은 왜일까. 낡은 헌법에 그 원인이 숨어 있다. 5년 단임의 대통령 직선제로 출범한 지금의 제6공화국 체제로는 역동적 한국 사회를 지..

윤석열이 쌓은 거짓말의 성

① “아직도 못 들어갔어? 본회의장으로 들어가서 4명이 1명씩 들쳐 업고 나오라고 해.”“문짝을 도끼로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다 끄집어내라.”“뭐 하고 있냐, 문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 ② 언젠가 이 장면이 연극 무대에 오르거나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주연배우의 손에 위스키 병이라도 하나 들려 있지 않고서는 현실감을 자아내기 어려운 대사들이다. 취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한 나라의 대통령이 이런 흉포한 언사를 쏟아낼 수 있겠는가. ‘나와바리 전쟁’ 중인 조폭 보스도 아니고.③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민주주의 기본 질서를 무너뜨리고 언론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을 무참하게 짓밟은 전두환의 ‘국가보위입법회의’가 44년 만에 되살아날 뻔했던 셈이다. 유..

미국이 전두환 제거하려다 중단했다

① “미국은 1979년 12·12 사태를 반란으로 규정해 전두환을 예편시키려 했으나, 한국군 내의 지지가 예상 외로 탄탄한 것으로 보고 계획을 바꿨습니다. 바로 전두환 암살이었죠.” ② 그 직후 미국 측에 포섭된 일부 한국 군인들은 전두환의 집 주변을 감시하며 호시탐탐 저격 기회를 노렸다. 위험을 눈치챈 전두환은 세 차례나 거처를 옮기며 경비를 강화했다. 초조해진 암살조는 자동차 사고로 위장한 암살을 계획하고 여러 차례 현지 답사와 모의 훈련까지 했으나 결국 실행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③ “하지만 전두환보다 더 강한 리더십을 지닌 군부 내 실력자를 확보하지 못했고, 전두환 역시 전면에 나서지 말라는 미국의 요구를 일시 수용하는 노련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 결과 12·12부터 5·17 비상계엄 확대 조..

준비 덜 된 상태에서 실행된 계엄령

①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4일 “윤석열 대통령이 근본적인 계엄 준비는 해왔지만 충동적이고 상대적으로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실행에 옮긴 것”이라며 “추가 계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올해 8월부터 “탄핵 국면 대비 계엄령 빌드업”이라며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가능성을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다. ② 김 최고위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오더만 내리면 바로 비상계엄이 완성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선포했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김 장관이 워낙 무능했다. 윤 대통령의 충동과 김 장관의 무능이 낳은 계엄령 1차 시도 무산”이라고 했다. ③ 김 최고위원은 계엄령 발동을 예측했던 근거로 ‘충암고 라인’을 꼽았다. 윤 대통령과 충암고 1년 선배..

순식간에 후진국으로 떨어진 기분

① 윤석열 대통령이 촉발한 ‘계엄 사태’가 이어진 지난 3일 심야와 4일 새벽, ‘45년 만의 비상계엄’을 마주한 시민들은 “무장 계엄군이 국회의사당을 포위하는 광경을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다”고 충격을 호소했다. 올해 한국은 K팝·드라마·방산의 세계적 성공에 더해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까지 겹치면서 ‘경제·문화·군사적으로 5000년 역사상 가장 융성한 선진국이 됐다’는 안팎 평가를 받았다. 시민들은 “그런데 순식간에 군부 반란이 판치는 아프리카·남미의 후진국 같은 모습을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방영한 꼴이 됐다”며 “수치와 분노를 견딜 수 없다”고 했다. ② 시민들은 “이게 2024년 선진국이라던 대한민국이냐”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12·12 군사 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