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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25 5

남자 취미의 종착지, 요트

① 내륙분지 도시에서 자라서일까, 헤밍웨이의 영향일까. 언제나 바다 사나이를 꿈꿨다. 여행 기회가 생기면 바다가 펼쳐진 휴양지를 택했고, 초등학생 시절부터 수영을 꾸준히 다니고 있다. 고교 시절에는 해군이나 해경을 가겠다고 노래를 불렀다.  ② 지난해 여름 우연히 ‘우린 요트에서 살아요’란 제목의 TV 영상을 본 뒤, 미안함에 멀어졌던 바다에 대한 동경이 되살아났다. 카타마란(쌍동선) 요트로 세계 일주 중인 가족 이야기에 금세 빠져들었고, 이 가족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드라마 몰아 보듯 정주행했다. ③ 몇 해 전 맨케이브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이 작가가 되려면 자기만의 방과 약간의 돈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맨케이브는 남자의 휴식을 위해 자기만의 방과 약간의 돈이 필요하다는 ..

'체면보단 국익 먼저'의 일본

① “(트럼프의) 비위나 맞춘다고 다들 비난하지만 그를 칭찬해 일이 제대로 풀린다면 그보다 나은 건 없다”는 말이 고(故)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회고록에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싫어하는 언동을 하거나, 자신의 지론이라고 그와 부딪쳐봐야 일본 국익엔 득이 아닌 해라는 의미다. ②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7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아베와 똑같이 행동했다. 이시바는 트럼프에게 “(암살 시도에 살아남은) 신에게 선택받은 인물” “잊힌 사람들(백인 노동자)에 대한 깊은 배려심” “매우 진솔한 지도자”라고 했다. 기자회견 때 미국의 관세 인상 시 보복할지 묻는 질문엔 “‘가정을 전제로 한 질문에는 답변할 수 없다’는 게 일본의 전형적인 국회 답변”이라는 농담을 던지곤 답을 회피했다. 트럼프가 싫어할,..

두 눈물과 두 늑대 이야기

① 빅토르 위고 소설 에서 장발장이 빵 한 덩이를 훔친 죄로 감옥에 갇히며 오열하는 장면이다. 그는 무거운 쇠사슬을 차고 감옥 마당의 땅바닥에 앉아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고통스럽게 운다. 굶주림에 지친 누나와 어린 조카 일곱은 이제 어떻게 하나. ‘톱으로 밑동이 잘린 어린나무의 한 줌 나뭇잎들’로 흩어지겠지…. 법은 가난한 사람에게 왜 이리도 가혹한가. 그는 절망과 분노의 눈물을 흘리며 끌려간다. ② 감옥에서 그는 우는 대신 탈출을 기도한다. 불합리한 세상과 모진 운명을 원망하며 네 번이나 탈옥을 시도한다. 그때마다 실패하는 바람에 형기가 19년으로 늘어나고 말았다. 46세가 돼서야 감옥 밖으로 나온 그는 너무 깊은 증오 때문에 눈물을 잃었다. 우는 법을 잊었다. 그런 그가 은촛대 사건으로 미리엘 주교..

젠틀맨과 스트롱맨

① “젠틀맨의 국제 정치는 이제 끝났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0일 취임식 후 프랑스의 국제 정치 분석가가 건넨 말이다. 그의 취임사엔 여러 차례 ‘강한 미국’과 ‘위대한 미국’을 강조하는 말이 나왔다. 외국에 대한 불신과 분노도 드러났다. ②  이 분석가는 “러시아의 푸틴에 이어 중국 시진핑, 이스라엘 네타냐후, 여기에 트럼프까지 더 해지면서 세계 정치는 그야말로 ‘국가와 민족의 이익’을 내세운 ‘스트롱맨’들이 주도하게 됐다”며 “그 끝에 뭐가 기다리고 있을지, 쉽사리 상상이 안 된다”고 했다. ③ 탈냉전 이후 30여 년간 세계는 유래 없는 평화의 시기를 누렸다. 이 기간 국제 질서를 지탱한 것이 이른바 ‘젠틀맨의 국제 정치’다. 대립보다 협력, 힘의 과시보다 국가 간의 신뢰와 상호 존중이 선호됐다..

양자 중첩과 기업가정신

① 올해는 베르너 하이젠베르크가 양자역학을 정립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유엔 총회에선 2025년을 ‘세계 양자과학기술의 해’로 지정했다. ② 양자역학의 핵심은 ‘불확정성’이다. 물체의 운동을 예측하려면 위치와 운동량을 알아야 하는데, 하이젠베르크는 원자나 전자 등 소립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히 확정할 수 없는 불확정성을 수학적으로 정립했다. 즉, 양자역학의 불확정성은 물질과 에너지의 특정한 속성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원리다.  ③ 물리학에서 ‘불확정성’이 존재한다면 경제학에서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불확정성이 원리적으로 미래 상태를 확정할 수 없듯이, 불확실성도 과거의 경험이나 과정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④ 시카고학파 경제학자 프랭크 나이트는 이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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