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화려한 가우디와 표준화된 르코르뷔지에

에도가와 코난 2025. 5. 1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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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건축가 중 건축 전공자들에게 가장 추앙받는 건축가는 아마도 스위스 출신 프랑스 건축가 르코르뷔지에(1887~1965)일 것이다. 그는 ‘유니테 다비타시옹’ 같은 최초의 현대식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를 만든 사람으로 유명하다.

반면 일반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건축가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디자인한 안토니 가우디(1852~1926)일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가우디가 얼마나 최근 건축가인지 잘 모른다. 그의 디자인이 워낙 고전적인 모습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두 사람의 나이는 불과 35년의 시차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축 스타일은 극과 극으로 다르다. 가우디는 서양 전통건축의 맨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고, 르코르뷔지에는 현대식 건축의 첫 시작이기 때문이다.

우선 재료가 다르다. 가우디는 주로 돌을 사용했다. 최근에 지어지고 있는 부분은 공장에서 만들어진 최신 콘크리트 기법이 적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디자인 자체는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 사용하던 기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반면 르코르뷔지에는 철근 콘크리트를 사용한다. 재료가 다르다 보니 구조가 다르고, 구조가 다르니 형태와 공간도 다르다.

그런데 불과 35년 후에 태어난 르코르뷔지에는 왜 다른 건축을 했을까? 두 사람 사이의 35년 동안 커다란 재난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이다. 또 다른 이유는 이 시대에 증기선, 자동차, 엘리베이터, 비행기와 같은 기계 문명의 전성기가 시작되었다는 점도 있다. 이 시대의 사람들은 기계 문명이 세상을 유토피아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르코르뷔지에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그는 새로운 건축은 ‘기계’와 같아야 한다고 믿었다. 그는 집이 ‘사람이 살기 위한 기계’라고 정의 내렸다. 

 

가우디와 르코르뷔지에 두 사람은 각각 자신이 살았던 시기의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건축가다. 두 사람은 35년이라는 한 세대밖에 되지 않는 나이 차이를 가졌지만, 인류 역사상 가장 격동의 시기를 거쳤기에 전혀 다른 건축을 보여주고 있다. 오늘을 사는 우리도 기후변화와 인공지능의 발달 등으로 그때 못지않은 격동의 시기를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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