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누구도 어찌할 수 없는 재난 앞에서 사람들은 ‘타인’을 함께 보호받아야 할 ‘우리’로 받아들이는 데 인색해진다. 친절하지만 웬만해선 자신이 세운 벽 안으로 다른 이를 들이지 않는 일본인의 성정은 반복되는 지진 때문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② 영화 ‘해피엔드(사진)’의 배경도 대지진 공포 속 수시로 알람이 울리는 상황. 정부와 학교는 안전을 이유로 감시 시스템을 만들고, 이방인을 솎아내기 시작한다. ③ 주인공인 고3 학생 일본인 유타(구리하라 하야토)와 재일한국인 4세 코우(히다카 유키토)는 인생의 대부분을 함께 보낸 절친이지만, 혼란 속에서 전혀 다른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리고 영화 카피처럼, ‘세상이 흔들리던 날, 우정이 기울어졌다.’ ④ 영화를 만든 소라 네오(空音央·34) 감독은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