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핫팩 상자를 통째로 들고 도망간 사람도 있습니다. 집회를 방해하려 일부러 그런 거예요.”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에서 핫팩과 도시락 등을 나눠 주던 김공헌 씨(56)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찬성 집회에 준비된 보온 물품 같은 것들을 허락도 없이 가져간다는 것이다.
② 윤 대통령 지지 측과 탄핵 찬성 측이 혹한에도 관저 인근 집회를 이어가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상대 집회에 준비된 핫팩 컵라면 등 무료 물품을 일부러 가져가는 이른바 ‘보급 침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정말 필요해서 가져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상대방의 집회를 방해하려는 의도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③ 한남동 관저 앞에서 만난 김 씨는 “20, 30대의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진보 시위대 쪽에서 물품을 계속 받아내 빨리 소진시키자’고 방송하며 대놓고 물품을 받으러 온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왔다 갔다 하며 물품을 받아가는 사람도 있었다”며 “주머니에 성조기와 태극기가 꽂혀 있는 걸 우연히 보곤 ‘가달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④ 계획적으로 이런 행동을 권유하기도 한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인 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반대편 집회 물품을 뺏어 오자’는 취지의 대화가 오갔다. 이 대화방에서 ‘재명아 감옥가자’라는 이름의 참가자는 “좌파 (집회)에서 오뎅 다 먹고 탄핵 반대 집회로 넘어가는 게 베스트”라고 올렸다. ‘부정선거 구속’이라는 이름의 이용자는 “좌파 보급 뭐 있어요? 뺏어 가게요. 몰래”라고 묻기도 했다.
⑤ 이 같은 행위는 형법상 절도죄로 처벌받을 소지도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상대편 집회에서 쓸 목적으로 갖다 놓은 것을 다른 의도로 가져간 건 절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영선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물품을 가져간 뒤 ‘방금 마음이 바뀌어 지지 진영이 바뀌었다’고 주장하면 범죄를 입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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