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챗GPT와 딥시크 시대에 고색창연한 ‘계몽’이 화두로 떴다. 탄핵 찬반과 무관하게 ‘계엄 덕분에 계몽됐다’는 고백이 잇따른다. ② 계몽(enlightenment)은 ‘어두운 것을 밝힌다’는 뜻이다. 전근대적 냄새를 풍기지만 예나 지금이나 계몽은 문명 진화의 동력이자 작동 원리다. 칸트가 ‘스스로 초래한 미성숙 상태에서 벗어나는 과정’이라고 정의한 대로다. ③ 18세기 계몽주의 시대를 거치며 인류는 인간 이성·과학에 기반한 지식 네트워크 구축에 성공했다. 유럽이 동아시아·이슬람 문명을 추월한 것도 이 무렵이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까지의 유럽 황금기 ‘벨 에포크’(아름다운 시절) 역시 계몽 축적의 결과다. ④ 독립협회가 최초의 ‘민중 계몽단체’로 출범한 때가 대한제국이 선포(18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