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정부는 그해 11월 21일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그 직후 오히려 외자 이탈이 가속화했다. 위기의 불길은 잡히지 않았다. 정부의 IMF행 번복 등으로 인한 국제사회의 불신 때문이었다. ② 흔히 지진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고 한다. 크고 작은 여진이 계속된다. 그리고 화재와 폭발 등 2차 재해가 피해를 키운다. 어쩌면 외환위기도 비슷한 경로를 따른 셈이다. 지진이든, 외환위기든 겪지 않는 게 좋지만 닥칠 수 있는 재앙이다. 그런데 피해가 커지는 것은 사회의 인프라가 부실하기 때문이다.③ 12·3 비상계엄 사태는 민주주의라는 우리 사회의 근본적 인프라를 시험대에 올렸다. 그날 밤 시민들이 무장한 군인들을 막고, 국회가 계엄 해제 의결을 했을 때만 해도 “민주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