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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5

비토크라시의 시대, 무업적 정부?

① 윤석열 정부가 성공한 정부라는 평가를 받으려면 ‘역사적 업적’과 ‘정권 재창출’을 모두 해내야 한다. 냉정하게 평가하면 둘 다 쉽지 않은 목표다. 극단적 여소야대라 야당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②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11일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이른바 ‘4+1 개혁’(의료·연금·노동·교육+저출생)에 대해 설명하면서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대한민국의 생존과 미래를 위한 도전”이라며 “늘 그렇듯 개혁에는 많은 저항과 고통이 따른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가 개혁을 추진하기 때문에 지지율이 낮은 듯 말한 것이다. 틀린 말이다. 지지율이 낮은 탓에 총선에서 졌고 그 때문에 개혁을 할 수 없는 것이다. ③ 용산과 여의도 이중 권력 상태인 ‘비토크라시(vetocracy)’ 상황에서 ‘대한민..

디킨스의 유령을 만나면

①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의 하나가 회심(回心), 마음을 돌려먹는 일이다. 어른이 된 인간의 사고란 오랜 습관의 결과물이라 한번 굳어진 마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오죽하면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나왔을까. ② 찰스 디킨스(사진)의 『크리스마스 캐럴』은 바로 이 주제를 다룬다. 작품보다 더 유명한 스크루지 영감(『크리스마스 캐럴』을 읽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이 구두쇠 캐릭터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은 인간의 동정심과는 담을 쌓고 산다.  ③ 그날 밤, 죽은 동업자 말리의 유령을 만나 자신의 과거-현재-미래를 보여주는 세 유령과 차례로 동행하게 된다. 외로운 소년 시절, 돈밖에 모르는 자신의 모습과 대비되는 행복한 사람들, 싸늘한 미래의 자기 묘석까지 방문한 스크루지는 완전히 ..

플랫폼 경쟁의 마지막 역전 기회

① 스마트폰 한 대에서는 매일 1.5GB(기가바이트)의 개인 데이터가 생성된다. 작년 말 기준 전 세계 스마트폰 사용자가 49억 명이니 매일 73억GB의 데이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② 국내 이용자가 대부분인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업체가 확보한 개인 데이터는 미국 빅테크인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현 메타)·애플)와 규모 면에서 비교가 안 된다. 국내 정보기술(IT)업계가 “GAFA와의 플랫폼 경쟁은 물론 인공지능(AI) 경쟁도 이미 끝났다”고 자조하는 이유다. ③ 다행히 빅테크와의 격차를 좁힐 마지막 찬스는 남아있다. 빅테크들이 전통 제조업과의 경쟁에서 주전장을 공장에서 플랫폼으로 바꾼 것처럼 플랫폼 기업의 주무대인 데이터의 판을 ‘개인’에서 ‘기업’으로 옮겨가면 전세를 뒤집을 수..

새로운 빅 브러더, 플랫폼이 더 위험한 이유

① 미국 실리콘밸리의 정치적 성향이 리버럴(자유주의)인 것은 아이러니다. 반도체·플랫폼 같은 빅테크 산업의 본질은 독점력에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은 기성 권력과 산업의 반대편에서 개인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강조하면서 탄생하고 성장했다.  ② ‘빅 브러더’는 조지 오웰의 1949년 작 소설 ‘1984′에 등장한 이후 감시·통제에 의한 절대 권력을 상징하는 단어가 됐다. 집 안에 설치한 ‘텔레스크린’이라는 장비로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통제한다. 그러나 수집하는 정보의 양과 대상, 영향력을 감안하면 지금의 거대 플랫폼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새로운 ‘빅 브러더’의 출현이다. ③ 이런 소소한 정보(마이크로 데이터)를 최근 인공지능(AI)으로 통합·분석하면서, 거대 플랫폼은 본인보다 자신을 훨씬 잘 아는..

보고 싶은 것만 보게 해 선택과 경험을 제한한다.

① “보고 싶은 것만 보게 해 선택과 경험을 제한한다.” 미국 문화평론가 카일 차이카는 라는 책에서 SNS가 만들어낸 알고리즘의 폐해를 이렇게 설명했다.  ② SNS 이용자가 본인 입맛에 맞는 콘텐츠만 보게 되는 ‘필터 버블’이 지배하는 세상을 ‘필터월드’라고 부르면서 SNS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③ 이런 필터월드가 청소년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데 전문가 사이에 이견이 없다.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에 한 번 노출되면 성인보다 더 빨리 중독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④ 이 때문에 미국은 플랫폼 회사가 직접 SNS의 유해 콘텐츠를 차단하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 중이다.  ⑤ SNS 이용 제한이 2011년 청소년의 심야(0~6시) 게임을 금지한 ‘게임 셧다운제’처럼 실패할 것이란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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