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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0 5

행렬 구경과 동참의 신비

① 그 남녀는 예상치 못하게 가톨릭 행렬에 휩싸였던 것이다. (로셀리니 감독은 실제 행렬에 배우들을 집어 넣어버렸다.) 사람들로 가득 찬 그 행렬의 한복판에서 두 남녀는 사랑의 약동을 다시 경험한다. 행렬을 구경하는 사람이 아니라 행렬의 일부가 되었을 때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② 이러한 행렬 의식은 물론 유럽이나 가톨릭 특유의 것은 아니다. 중국에서도 고대부터 권력자의 행렬은 중요한 정치적 행사였다. 권력자는 왜 거대한 비용을 들여서 이런 행렬 의식을 했는가? 관련 연구에 따르면 그러한 의식을 행하면 통치자에게는 신비로운 분위기가 생기고, 피치자들의 마음에는 정화작용이 일어난다고 한다. ③ 예식의 힘에 매혹되고 나면 그 예식이 만들어내는 질서에 저항하기보다는 순응하게 된다. 그래서 권력자들은 중앙 권력..

월즈가 찬 손목시계가 뭐길래??

①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출마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평범한 ‘옆집 아저씨’ 패션으로 화제 몰이를 하고 있다. 월즈 하면 떠오르는 아이템으로는 헛간에서 입을 법한 작업복, 잔뜩 흠집이 난 부츠, 빛바랜 야구 모자 등이 있다. 여기에 최근 손목시계가 추가됐다. 이른바 ‘인터스텔라 시계’다. ② 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한 이 시계는 해밀턴 브랜드의 ‘카키 필드 머프’라는 모델이다. 기존 인기 모델인 ‘카키 필드’에 주인공 쿠퍼의 딸 머피의 애칭을 붙인 특별판이다. 영화에서 쿠퍼는 나사(NASA·미 항공우주국) 팀과 함께 새로운 행성을 찾아 우주로 떠나면서 딸에게 이 시계를 남겼다. 원래는 시판되는 모델이 아니었는데, 영화를 본 팬들의 요청이 빗발치자 해밀턴은 개봉 5년 뒤인..

배민 멤버십 유료화 앞두고 갈등 격화, 죄수의 딜레마 게임 시작!

① 외식업계가 배달앱 1위 업체 배달의민족의 첫 유료 멤버십인 ‘배민클럽’ 보이콧에 나섰다. 배민이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배달비용을 점주에게 전가한다는 이유에서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배달앱 경쟁이 플랫폼과 외식업계 간 갈등으로 옮겨붙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② “배달앱 3사가 올해 무료 배달 경쟁에 따른 비용을 모두 가맹점에 전가해 치킨, 피자, 족발 등 외식업계가 초토화되고 있다”며 “이달 공정위 신고를 추진하는 등 공동 대응에 나설 것” ③ 프랜차이즈업계의 반발에 불을 붙인 것은 배민이 오는 11일 출시하는 배민클럽이다. 배민은 모든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무료 배달 서비스를 이날부터 유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서비스 유료화 관련 비용을 점주에게 떠넘긴다는 점이다. 특히 롯데리아, 써브웨이 ..

에어컨 중독 사회, 우리가 잃는 것들

① 한국갤럽 조사에 의하면 국내 가구당 에어컨 보급률은 2023년 현재 98%로서, 전기밥솥보다 더 높다. 가구당 몇 대씩인 경우가 많아 실제로는 그보다 조금 밑일 것이다. 아무튼 ‘보유율’ 대신 ‘보급률’이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에어컨은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닌 생필품이다. ② 문제는 오히려 사회문화적 차원에 있다. 에어컨은 인류 보편적 숙원을 해결한 것이 아니라 특정 시·공간의 사회적 필요에 따라 ‘역사적으로’ 등장했을 뿐이다. 에어컨에 의해 우리는 부지불식간 바깥 기후에 영향을 받지 않는 순종적 신체로 개조되어 왔다. ③ 그러다가 마침내 우리 스스로 에어컨 중독을 향유하고 소비하기에 이르렀다. 이른바 ‘냉방 자본주의’는 쾌적한 노동 및 생활환경을 제공하면서 그에 상응하는 효율성과 성과주의를 강박하는..

중국의 마오타이의 굴욕, 시총 1위 뺏겼다!

① 중국 전통술의 대명사인 마오타이의 주가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중국 경기 침체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웃돈까지 붙었던 마오타이 판매가는 급락했다. 해외 투자자도 마오타이를 외면하면서 굳건히 지켜왔던 중국 내 시가총액 1위 타이틀까지 반납하게 됐다. ② 가파른 경제 성장과 함께 몸값을 높여오던 마오타이는 명실공히 중국 본토의 대장주였다. 중국에서 무소불위 금융회사였던 중국공상은행을 제치고, 중국 본토 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였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마오타이 주가는 하락세를 지속했고, 외국인도 일제히 매도 행렬에 동참했다. ③ ‘중국의 국주’로 불리는 마오타이는 까다로운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고, 숙성 기간만 5년에 이른다. 중국이 빠른 경제 성장기를 거치면서 마오타이 가격이 계속 올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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