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신 서부시대, '피스메이커' 트럼프

에도가와 코난 2026. 1. 26.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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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중후반 미국의 서부는 건맨과 무법자들의 세상이었다. ‘법’보다 ‘주먹(Lynch Law)’이 가깝던 이 시절을 대표하는 상징물 중 하나로 ‘콜트 싱글 액션 아미’란 게 있다. 서부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리볼버형 권총이다. 이 권총에는 공식 상표명보다 더 유명한 별칭이 있다. ‘피스메이커(Peacemaker)’다. 제조사 콜트가 만든 ‘마케팅 용어’인데, 야만과 폭력을 상징하는 물건에 ‘피스메이커’라니…. 이런 반어(反語)와 역설이 또 있을까.

어쩌면 ‘피스메이커’로 불리기를 좋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행보를 보면서도 비슷한 착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해 벽두나 다름없는 지난 3일 특수부대를 투입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마치 자기 집 다락에 있는 물건 꺼내오듯, 데리고 나왔다. 우리가 알던 국제법 상식으로는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베네수엘라 다음은 그린란드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백악관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그린란드 확보 문제를 놓고 “난 합의를 타결하고 싶고 그게 쉬운 방식이지만, 우리가 쉬운 방식으로 하지 않으면 힘든 방식으로 하겠다”고 했다. 그린란드를 자치령으로 두고 있는 덴마크의 처지에서는 ‘피스메이커’의 총구가 관자놀이에 와서 닿은 느낌일 것이다.

사정이 딱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덴마크를 동정하고 있을 처지는 아니다. 공공연히 말로 옮겼느냐, 옮기지 않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내겐 국제법이 필요 없다’는 태도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전혀 다를 게 없다. ‘무법자 건맨’들의 시대에 총 한 자루 없는 ‘약자의 정의’만큼 무망하고 무의미한 것은 없다. 중국과 러시아를 등에 업고 핵보유국 행세를 하려는 북한을 상대하면서 G2 갈등의 틈바구니에서 ‘생존곡예’를 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새로운 국제 질서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맞는 대비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북극해의 이런 지정학을 염두에 둔다면 그린란드가 미국에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전략적 요충지인 것은 맞다. 북극해와 이를 둘러싼 나라들의 해안선이 맞닿는 전체 길이를 100이라고 치면, 러시아가 53.2%를 점하는 반면 미국(알래스카)은 3.8%에 불과하다. 미국으로선 영토의 대부분이 북극권에 들어 있는 그린란드가 탐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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