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1925년 4월 28일 영국 재무장관이던 윈스턴 처칠은 중대한 결정을 내린다. 제1차 세계대전 동안 전쟁으로 중단한 파운드화의 금태환을 복원한 것이다. 이때 그는 금과 파운드화 간 교환 비율을 전쟁 전 수준으로 맞춘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쟁 수행 과정에서 발행한 막대한 양의 파운드화 중 상당량을 거두어들임으로써 파운드화와 금 비율을 전쟁 이전으로 되돌리겠다는 뜻이었다. 급격한 통화량 감축은 경기 침체를 불러일으켰고 이듬해 총파업이 일어났다. 처칠은 재무장관 자리에서 물러나 한동안 야인 생활을 해야 했다.
② 처칠의 정책은 1920년대 유럽 내 많은 나라 경제 관료의 사고를 지배하던 금본위제에 대한 집착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금본위제란 금 보유량만큼 화폐를 발행하는 통화 체제다. 그런데 세계 모든 나라가 금본위제에 기반한 통화 체제를 갖추면 국제 통화 체제는 각국의 무역수지와 실물 경제를 자동적으로 조절해주는 신비로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③ 당시 중요한 경제 대국 중 하나이던 영국에서 펼친 잘못된 정책이 야기한 혼란은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경제 질서의 불안정성을 증폭하고, 궁극적으로 1930년대 대공황을 촉발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④ 안타깝게도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이론적으로 틀렸을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사실이 아니다. 19세기 말 미국은 강력한 제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영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 대국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제조업 성장과 높은 관세는 동시에 존재했던 사실일 뿐 관세가 해외 경쟁자를 차단해서 제조업이 성장한 것은 아니다. 나아가 높은 관세가 정말로 작동했다면 해외 수입이 크게 줄어들었을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충분한 수입을 확보할 수 없다. 높은 관세로 인한 보호 효과와 재정 수입 확보는 동시에 일어날 수 없는 현상이라는 뜻이다.
⑤ 문제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라는 사실이다. 도를 넘는 그의 잘못된 정책이 영향을 미치는 범위는 미국 경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미 세계 경제는 엄청난 혼란과 위축을 겪고 있다. 대공황에 버금가는 경제적 파국이 올 가능성, 이를 피할 방법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 때문에 당혹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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