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침팬지도 싸우고 나면 포옹한다

에도가와 코난 2025. 3. 2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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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심리학에 따르면 사피엔스는 ‘우리’와 ‘그들’을 나누도록 프로그래밍된 존재다. 부족 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우리 편은 선이고 상대편은 악마인 게 생존에 유리했다. 하지만 21세기 한국 사회는 구석기의 부족 전쟁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사실 국회 의원회관에 목욕탕이 있어요. 예전에는 여야 의원이 본회의에서 노골적으로 싸우다가도 목욕탕에 들어와서는 ‘선배님, 아까는 너무 세게 나오신 거 아니에요?’ 하고 웃으며 농담하곤 했어요. 그러다 보면 갈등이 누그러졌죠. 그런데 지금은 달라요. 아예 목욕탕에서조차 얼굴 보기를 꺼립니다. 서로 말이 통하지 않으니 같이 숨 쉬는 공기조차 불편한 상황이에요.”

진짜 문제는 갈등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갈등을 해결하는 법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반대자들을 반국가 세력으로 몰아 비상계엄을 선포해 버린 대통령과, 의견이 다르다고 탄핵 카드들부터 꺼냈던 국회의 공통점은 갈등을 파국으로 보는 극단적 인식이다.

영장류 학자 프란스 드 발은 침팬지와 보노보 같은 영장류가 치열한 싸움 후에 상대방에게 다가가 털을 고르고 포옹하고 키스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화해를 위한 스킨십이 진화한 것이다. 그들은 이런 행동을 통해 관계를 복원하고 집단의 평화와 생존을 유지해 왔다. 

우선, 집단 사이에 파인 깊은 골을 메우기 위해서는 자주 만나야 한다. 사회심리학의 ‘접촉 가설’에 따르면, 서로에게 적대감을 가진 집단이라도 지속적으로 만나고 교류하면 편견이 줄어든다. 단, 조건이 있다. 긍정적 만남이 되려면 집단 간 지위가 대등한 상태에서 만나야 하고(노예와 주인 관계로 백날 만나봐야 소용이 없다), 협력적 분위기에서 상호작용 해야 하며, 사회적 지지와 공동 목표가 있어야 한다. 즉, 진정성이 있는 접촉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대한민국의 지속과 공존의 길목에서 모두에게 절실한 결정은 ‘화해할 결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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