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직장인 김모(28)씨는 최근 서울 용산 블루스퀘어홀에서 상영하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를 VIP석에서 관람하는 내내 황당한 기분이었다. 17만원에 예매한 최고 등급 좌석 위치가 2층 4열 구석이었다. 직전 공연 ‘킹키부츠’ 땐 한 단계 낮은 R등급으로 판매했던 곳이다. 김씨는 “오페라 글라스(관람용 안경)를 써도 배우들의 표정이 보이지 않는데 무슨 VIP석이라는 건지 황당하다”고 했다.
② 만인(萬人)의 VIP화(化). 공연 업계에서 가장 단적으로 드러난다. 블루스퀘어홀의 VIP석 비율은 48%.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은 1층 전체가 최고 등급 (R·56%)이다.
③ 백화점·카드 업계에서 VIP 인플레이션은 ‘기본 전략’으로 통한다. 지난해 갤러리아·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VIP 매출 비중은 40~50%를 기록했다. 백화점들은 VIP 회원 규모 등을 ‘영업 비밀’이라며 공개하지 않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VIP가 되는 기준은 높이지 않고, VIP 등급을 세분화하는 방식을 쓴다”고 했다.
④ 연예계·패션계·게임업계에서 VIP는 사실상 ‘일반 등급’과 동의어다. VVIP, VVVIP는 예사고 심지어 VVVVIP 등급까지 등장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가 특별 대접을 받는다는 착각을 주는 상술”이라고 했다.
⑤ 남들과 다른 ‘특별한 VIP’가 되고 싶다는 욕망(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은 전 국민의 40% 가까이가 ‘특별한 지역’에 거주하는 결과로 나타난다.
강형기 전 한국지방자치학회장은 “재정·행정적 권한 강화는 미미한 수준인데도 내가 사는 지역을 특별한 곳으로 만들겠다는 허영심 추종 풍조에 전 국토가 특별해지는 판국”이라고 했다. 김상돈 한국공공사회학회 대표는 “사장님·회장님·대표님·여사님·사모님 등 사적 ‘호칭 인플레이션’이 시장(市場)을 넘어 공공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다”고 했다.
'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포 킬러'의 진화, 성매매 번호 48시간 내 무력화 (0) | 2025.03.16 |
---|---|
트럼프 관세 폭탄, 미국 증시가 가장 세게 맞았다 (0) | 2025.03.16 |
윤석열 탄핵심판 결론까지 콘클라베식 평의 (0) | 2025.03.16 |
MVP아닌 MIP를 목표로 (0) | 2025.03.15 |
행복은 주어지지 않는다. '마음의 정원' 가꾸기 (0) | 2025.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