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몰아치고 다그친 정상회담의 마지막 10분은 지켜보기가 민망했다.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회담에서 강대국 지도자가 상대국을 그토록 노골적으로 면박 준 장면은 찾기 어렵다. 부통령과 언론인이 가세한 협공은 ‘매복’ ‘함정’ 등의 평가가 나올 정도로 일방적이었다. 역사에 남을 굴욕의 현장이다.
② 안전보장의 교환 조건으로 쓰려던 광물은 과거 받았던 지원에 대해 당연히 치러야 할 대가가 돼 버렸다. 우크라이나가 침략 피해자가 아니라 “러시아를 자극해 전쟁을 촉발한 나라”로 위치가 뒤바뀌어 버린 것도 순식간이다.
③ 궁지에 몰린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에게는 (협상) 카드가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벌써 3년째 전쟁을 치르며 국력을 소진한 우크라이나가 반박할 근거는 없어 보였다. 땅덩이는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크지만 사회 분열과 부패에 시달려온 나라, 국내총생산(GDP) 순위가 57위에 그치는 나라, 러시아로부터의 안보 위협이 상존했음에도 이에 대응할 외교력이 부족했던 나라가 처한 엄연한 현실이다.
④ 그렇다고 해도 ‘우리가 알던 미국은 이제 없다’는 전제에서 새로운 전략을 찾아야 할 때다. 유럽은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악을 대비하자”며 방위비를 대폭 증액하고 유럽 중심의 안보 연합 구성 추진에 나섰다. 기존의 나토(NATO)에서 미국을 뺀 유럽만의 ‘이토(ETO·European Treaty Organization)’를 만들자는 제안도 나오는 판이다.
⑤ 주요국들이 앞다퉈 추구하는 ‘자력갱생’의 핵심은 국부(國富)다. 조 단위로 이뤄지는 국방비 증액도, 미국발 관세 폭탄 대응도 모두 국가의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이런 바탕이 탄탄해야 ‘거래적(transactional)’이라는 키워드로 설명되는 트럼프 행정부에 우리만의 협상 카드를 내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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