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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최근 시중은행의 실적 잔치에 대한 기사를 쓰자, 은행원들에게 항의 메일이 꽤 많이 왔다. 그들은 “아침에 출근해서 하루 종일 고객을 상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줄 아냐” “이른 퇴직에 대한 부담은 느껴봤냐”고 했다. 손쉽게 ‘이자 장사’로 돈을 번다는 비판에 화가 났던 모양이다.
②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16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냈다. 기존 최대였던 2022년(15조4904억원)보다 9000억원가량 늘어나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사가 이토록 많은 순익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엔 묵묵히 일한 평범한 은행원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③ 하지만 이런 금융사의 실적은 평범한 은행원들 덕분만은 아니다. 큰 혁신 덕분도 아니다. 은행업엔 정부 인허가라는 높은 문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2년 평화은행 이후 신규 시중은행 인가가 오랫동안 없었지만, 지난해 iM뱅크(옛 DGB대구은행)가 시중은행으로 전환됐다. 무려 32년 만이다.
④ 이런 과점 체제와 내수 시장이라는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은행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인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삼성처럼 치열한 글로벌 경쟁을 뚫고 살아남을 필요도, 벤처기업처럼 혁신의 위험을 감수할 필요도 없다. 실제로 금융지주의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은 이자 이익이었다.
⑤ 코로나 시기 저금리에 대출을 받은 고객들이 많았는데, 2022년부터 전 세계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면서 은행은 꽃길을 걷게 됐다. 대출 이자도 덩달아 올라 은행 입장에선 고객에게 받는 이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엔 은행 예금 금리는 내려갔지만, 은행의 대출 금리는 금융 당국이 가계 부채 관리 등을 이유로 내리는 걸 막으면서 예대마진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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