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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영화의 배경은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몇 해 전의 동독이다. 독재의 억압이 시민들의 일상을 사정없이 파고들고 있던 그때, 당국의 감시망에 한 유명 작가가 걸려든다. 그는 체제에 순응하는 듯하지만, 당국의 눈에는 왠지 미심쩍다. 최고의 정예 요원이 투입돼 작가의 집에 감청장치를 설치하고 그의 숨소리까지 엿듣는다.
②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난다. “우린 당의 칼이요 방패다.” 그토록 임무에 철두철미하던 요원이 작가에게 공감하기 시작한 것이다.
③ 이 ‘사건’을 계기로 요원은 허위 보고로 작가의 반체제 활동을 가려준다. 그렇게 감시자가 감시 대상자의 마음에 한발 한발 다가서는 과정은 사람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④ 공감은 실로, 무시무시한 것이다. 공감의 물줄기는 약한 곳을 찾아 치솟아 오른다. 서로 경계 짓고, 의심하고, 배신하게 만드는 독재의 시스템마저 무력화시킨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이 그 증거다.
⑤ “이 곡을 진심으로 듣는다면 더 이상 나쁜 사람일 수 있을까?” 영화 속 작가의 한마디가 깊어가는 가을날 잔잔한 파문이 돼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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