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만 겨우 외우는 불성실한 연극 관객이니 기억의 창고에 남아 있을 리 없었다. 하지만 꼼짝없이 엉덩짝을 붙이고 앉아 있었던 고통의 대가는 적지 않았다. 결말 장면에서 셰익스피어의 이 고전이 난생처음으로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② 복수든 타협이든 스스로 내분과 분열을 해결할 능력을 지니지 못한 권력은 결국 양도될 수밖에 없다는 또 다른 해석의 길이었다. ③ 인생 수명은 점점 길어지는데, 예술과 문화 상품의 길이는 하루가 다르게 짧아지는 것이다. 10여 분의 동영상이 폭발적 인기를 누리던 것도 어느새 구문(舊聞). 지금은 60초 안팎의 짧은 영상을 일컫는 숏폼(short form)이 대세다. 당연히 우리의 인내심은 날이 갈수록 줄어든다. ④ 빨리 감기와 건너뛰기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