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1908년 9월 19일, 말러 교향곡 7번 세계 초연이 프라하에서 있었다. 이 자리에는 26세의 보험 외판원 프란츠 카프카(사진)도 와 있었다. 친구 막스 브로트의 성화에 못 이겨 따라온 것이었다. ② 이 브로트는 자기가 죽으면 작품들을 모두 불태워달라는 카프카의 유언을 과감히 무시함으로써 세계 문학에 결정적인 공헌을 하는 인물이다. 그는 말러의 교향곡을 듣고 카프카가 뭐라고 할지 무척 궁금했다. 유대인, 보헤미안, 부조리를 꿰뚫는 시선 등. 둘의 공통점도 적지 않으니 뭔가 감화를 받지 않을까. ③ 카프카는 예민한 청력의 소유자였지만, ‘음악적 귀’를 가진 것은 아니었다. 거대한 교향악의 빽빽한 울림이 그를 쉴 수 없게 했을까. 아니면 공연장이라는 환경이 못 미더웠는지도 모른다. 카프카는 이렇게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