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대통령이 사람 좋은 의사라는 게 아니라, 그의 무모한 계엄 선포를 투사적 동일시의 결과로 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가령 대통령은 아무 생각이 없는데 야당이 ‘계엄 할 거지?’라고 다그친다. 무의식적으로 계엄 감행을 기정사실화한 대통령, 실제로 선포한다.② 물론 현실과는 맞지 않는 얘기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의 계엄설 발설이 지난해 8월, 검찰 수사에 따르면 대통령은 그보다 다섯 달이나 빠른 3월부터 계엄을 거론했다니 말이다. 어쨌든 의사 친구는 계엄 사태를 보며 문득 투사적 동일시가 떠올랐다고 했다. 최고 권력자의 역사 역주행을 차라리 병리 현상으로 치부하는 게 정신 건강에 도움 된다는 게 우리의 비극이다. ③ 노트들을 바탕으로 쓴 글이 2019년 책 『감정과 사회』에 실린 ‘언어, 감정,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