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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표현하되 짧게, 섣부른 조언 역효과"

① 자선은 본래 기독교인의 중요한 의무의 하나였지만, 영국에서는 특히 18세기 후반부터 사회 전반적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19세기에는 그 규모가 엄청나게 커져서 자선 기부액이 정부가 집행하는 빈민 구제 비용 전체보다 훨씬 많았다.  복음주의를 쉽게 설명하자면 복음(Gospel) 자체를 강조하는 기독교적 대원칙 위에 전도와 사회활동을 통해 세계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광범위한 활동을 일컫는다. 교리보다 행동을 우선시하는 복음주의는 자선 같은 사회봉사를 아주 높이 평가했다. 이런 움직임 속에서 사회적 약자를 방문하는 ‘방문운동(visiting movement)’이 시작되었다. ② 19세기 영국에서 중간계급은 이처럼 세세한 방문 에티켓을 만들면서까지 자선 방문에 열정을 쏟았다. 서로 돕는 행위를 통해 도덕..

과잉 연결 네트워크 사회가 딥페이크 폭력성 키워

① 딥페이크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이미지 합성기술입니다. 최근 이를 활용한 불법 사진과 동영상이 사회적 문제로 거론됩니다. 원치 않는 딥페이크 대상이 된 사람은 심리적 압박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타인에게 신체적 손상 및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건 폭력입니다. 악의적 의도로 제작된 딥페이크 사진과 영상은 폭력물과 다르지 않습니다. 정보가 불특정 다수에게 빠르게 퍼질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딥페이크의 폭력성을 증폭시킨 것입니다. 그런 만큼 우리는 자본과 노동, 지식과 정보가 온라인으로 연결된 ‘네트워크 사회’에 대해 다시 성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② 정보화 물결 이후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서로 네트워크를 맺으며 존재합니다. 윌리엄 H 데이비도는 현대 네트워크 사회를 ‘과잉 연결 사회’라고 봤..

김정은 갖고 노는 MZ들

① 2000년대 초반은 정치인 합성 사진 전성기였다. 홍준뽀(홍준표), 구시민(유시민), 서동영(정동영) 등이 여의도 패권을 두고 다툰다는 시리즈 패러디물까지 등장했다. 노무현 정권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얼굴과 노출 여배우 사진을 합성한 사진이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와 청와대 비서관이 직위 해제까지 됐다. 작성자가 노사모 출신이라 정치 문제가 됐다. ② 유튜브 등장과 함께 패러디 소재도 사진에서 동영상으로 옮겨졌고, 정치 패러디에서도 좌우가 균형을 이루게 됐다. 그래도 풍자는 항상 권력을 비판 대상으로 하고, 창작은 젊은 세대가 주도한다. 지난 정부 때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은 윤석열 대통령이 패러디 대상이다. ③ 그런데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고, 게다가 모든 웃음 유발 요소까지 갖춘 절대 권력자..

동물원의 역사

① 현대의 동물원(zoological park)이라는 시설은 19세기 런던에서 비롯됐지만 그 개념은 중세 귀족이나 왕실의 ‘머내저리(menagerie)’를 거쳐 고대 사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② 로마 황제들이 곳곳에서 수집한 동물들을 경기장에서 풀어 싸움을 시켰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③ 영국의 헨리 1세와 3세, 중국 주왕(紂王)과 프랑스 루이 14세 등 유명한 동물 수집가들에게 희귀 동물은 왕실의 권위와 부를 상징하기 위한 전시용이었다.④ 이에 반해 현대 동물원은 과학적인 연구, 생태 보존 및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⑤ 겨우 100여 년 전에는 사람도 우리에 가두어 전시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1906년 뉴욕 브롱크스 동물원에 침팬지와 같이 전시된 콩고의 피그미족 오타 뱅가(사진)는 백..

'원 히트 원더'의 저주

① 예술가는 인고의 시절을 인내한다. 작품이 돈으로 바뀐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저 세상을 향한 자신의 관점을 드러낸다. ② 인내의 결과가 세상의 인정을 받는 건 작가의 영역이 아니다. 전무후무한 걸출한 예술가도 생전에 외면받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동시대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차이가 크지 않은 작가는 운이 좋다. ③ 그럼에도 모든 창작자는 불안하다. ‘희망의 여백이 두렵다’는 박경리 작가 말마따나, 희망은 때로 사람을 타협과 기만에 빠뜨리며 자신을 나약하게 만든다. 성공 원인이 때로는 도태와 패착의 배경이 된다. ④ 며칠 전 메타가 스마트 글라스 ‘오라이언(Orion)’을 공개했다. 안경으로 스마트폰과 동일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해저 케이블의 세계

① 선박이 닻을 내리거나 어구를 끌고 가다가 해저 케이블을 절단시키는 사고는 전 세계에서 연간 100건 정도 일어난다. 그런데 마쭈 열도에서는 5년 간 27건이나 일어났다. 대만은 중국의 고의적 전술을 의심하고 있다. 유사시 대만과 세계를 잇는 해저 케이블을 절단해 ‘정보 봉쇄’를 하기 위한 연습 아니냐는 것이다. ② 세계 인터넷 통신량의 99%는 해저 케이블로 이뤄진다. 한국에서 일본, 중국, 동남아를 거쳐 미국과 유럽까지 케이블이 이어져 있다. 전 세계에 깔린 해저 케이블만 약 600회선, 140만㎞다. ‘스타링크’ 같은 인공위성 인터넷 서비스가 등장했지만, 비용 등에서 아직 약점이 많다. ③ 해저 케이블 생산과 매설을 모두 할 수 있는 기업은 세계에 5개 정도밖에 없다. 그중 하나가 한국의 LS전선..

기재부에 간 한은 총재

① 한은 총재가 기재부를 찾은 건 정부 수립 이후 처음이다. 기재부 장관의 한은 방문은 한은법 개정 이후 네 번 있었다. 경제부총리·한은 총재·금융위원장·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하는 거시·금융 정책 최고책임자들의 정례 모임인 ‘F4’가 최근 금리와 가계빚을 둘러싸고 삐걱대는 양상이 노출됐다. 이런 와중에 두 기관의 책임자가 ‘입을 맞추는’ 이벤트를 벌였다는 점에서 모양새는 괜찮았다. ② 한은의 독립성을 의심하는 ‘한은사(韓銀寺)’ ‘재무부 남대문출장소’라는 한은 비하 표현은 그 후로도 사라지지 않았다. ③ 오랫동안 서로 체면을 봐서 비워두던 자리를 정부가 굳이 참석하는 바람에 정부와 한은 간의 정책 불화를 상징하는 인증샷으로 역사에 남았다. ④ 지난 4월 칼럼(‘창드래곤’이 시끄러운 까닭은)에서 쓴 것처럼, ..

이스라엘, 헤즈볼라 대원 동선 DB화

①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사망으로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내부 정보를 어떻게 획득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신은 이스라엘 시긴트(신호 정보) 담당 8200부대, 이스라엘군 정보국 아만, 시각적 이미지에서 정보를 얻는 9900부대 등에 주목했다. 레바논에서 1000명 이상이 사망했지만 헤즈볼라의 반격에도 이스라엘인은 단 한 명도 사망하지 않은 건 양측 정보 역량 등의 격차가 가져온 결과다. ② 아사드 정권의 독재에 저항하는 무장 봉기를 진압하기 위해 헤즈볼라 대원들이 파견됐다. 헤즈볼라는 시리아 전역에서 반군과 전투를 벌였는데 이때 시리아 정보기관, 그리고 아사드 정권을 지원한 러시아 정보기관 등과 정보를 공유했다. ③ 헤즈볼라가 정기적으로 사용한 ‘순교자 포스터’ 형태 부고도 ..

지금이 용산서 고기 만찬 먹고 박수 칠 시국인가

① 그러나 만찬에 앞서 한동훈 대표가 요청한 대통령 독대를 대통령실은 거부했다. 신임 지도부를 격려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라지만 웃기는 소리다. 마음만 있으면 따로 독대할 기회는 얼마든지 마련한다. ② 다른 관계자는 “오늘내일은 대통령과 체코의 시간”이라고 했다. 실제로 만찬에서 주로 말한 사람은 윤 대통령이었고 내용도 거의 원전 얘기였다는 후문이다. ③ 역사는 직진하지 않는다. “독대는 비공개가 원칙”이라며 거부한 대통령실은 독대를 제왕의 시혜처럼 생각하는 전근대적 집단 같다. 과거 독재정권 시절 돈봉투와 충성 또는 특혜가 오갔을 때는 그럴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한동훈을 신뢰할 수 없고, 힘을 실어 주고 싶지 않은 심정도 있을 듯하다. ④ 그래서 한동훈이 고기 덜 먹는 한이 있어도 대통령 독대를 청했을 것..

성장통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① 소셜미디어에서 20~30대 중반의 젊은 세대를 보면, 엄청난 열정과 깊은 고민에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이들의 말과 글에는 늘 ‘성장’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② 그럼에도 우려되는 지점이 있다. 역량 강화, 커리어 트랙에서의 ‘성장’이 이뤄지는 과정을 굉장히 체계적으로 순서에 따라 진행되는, 마치 사교육 프로그램이나 인터넷 강의 프로그램처럼 여기는 모습이 있다는 것이다. ③ 예상치 못한 상황에 부딪히고, 이를 동료 선후배와 머리를 맞대고 해결하며 문제해결력을 높여갈 때, 때로는 내가 생각하는 성장과 전혀 무관해 보이는 일을 하다가도 어떤 깨달음을 얻고 업무영역을 넓힐 때 성장할 수 있다. ④ 특정한 프로그램을 따라, 순서대로 체계적으로 뭔가를 공부하고 하나씩 게임 미션을 클리어하듯 해 나가야만 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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