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우리나라는 환율이 오르면 모든 경제정책이 만사휴의(萬事休矣·헛수고)다. 식량과 에너지 등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서 환율이 오르고 물가가 오르면 다른 모든 포퓰리즘으로 얻은 정치적 지지는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작년 11월까지 달러 기준 수입물가 상승률은 -2.3%였는데 원화 기준으로는 2.2% 상승했다. 국민은 경제 상황을 지표로 파악하지 않는다. 체감하는 물가는 더 올랐다.
② 이 중 단기간에 늘었다 줄었다 할 수 있는 증권 투자가 이번 환율 급등의 원흉으로 지목되었다. 작년 우리 주가 상승률이 75.6%로 세계 1위였음에도 왜 우리 국민은 해외 증권 투자에 열을 올려 이렇게 환율 급상승을 초래했을까? 코스피 5000을 약속한 정부의 밸류업 정책은 저평가된 우리 주식이 제값을 받는 데까지는 유효하지만 그 이상을 기대할 수는 없다. 서학 개미들이 집중 투자하는 미국 기업들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장차 더 많은 수익과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곳들인데, 우리나라에는 이런 기업이 생기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라는 말이다. 정부가 기업의 수익력을 훼손하는 일을 끝없이 저지르기 때문이다.
③ 다음 각종 노동 규제. 정년 60세 의무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주 52시간제의 경직적 적용, 중대재해처벌법, 노란봉투법 시행 등 노동자를 위한 조치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앞으로도 추가 정년 연장, 포괄임금 규제, 2030년까지 연간 근로시간 1700시간으로 단축 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모든 부담은 대주주만이 아니라 소액 주주도 부담한다. 직접 투자든 증권 투자든 이런 규제가 없는 나라의 기업에 투자하고 싶지 않을까? 기업의 투자 환경 개선이 절실하다.
④ 그 밖에도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염두에 두지 않는 정책이 허다하다. 미국, 중국과의 경쟁의 핵심이 이공계 우수 인력 양성으로 압축되는 상황에서 “MIT, 칭화대를 하나라도 만들어 보자”가 되어야 할 정책이 “서울대 10개 만들기”라는 지역 균형 발전 대책으로 순식간에 둔갑하는 나라다. 싱가포르, 아일랜드는 우수 인력 양성으로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여 세계 1, 2위를 다투는 부국을 실현했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주 52시간 노동 예외 인정조차도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 투자할 때만 검토하자는 나라다. 한가하기 짝이 없는 자세다.
⑤ 한 나라 돈의 가치는 국제적으로는 환율로, 국내적으로는 금리로 측정된다. 국내 경제가 부진하여 금리가 낮은 나라의 돈은 고성장을 계속하면서 금리가 높은 나라의 돈에 비해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IMF는 2025년 경제성장률이 미국은 2%, 한국은 0.9%가 될 것으로 본다. 이러니 달러 앞에서 원화가 맥을 못 출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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