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한국 사회가 회귀물 시대를 맞고 있다. ‘재벌집 막내아들’이 장안의 화제였던 게 엊그제 같은데 주인공이 되살아나고 과거로 되돌아가 승승장구하는 스토리가 대중문화 곳곳에 넘쳐난다.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은 전 세계적으로 140억 뷰라는 초대박을 기록했다고 하고, 역시 잘 나가던 웹툰 ‘전지적 독자시점’은 이번에 영화로 개봉됐다.
②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한국 웹툰·웹소설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이 회귀물이며, 요즘 가장 일반적인 흥행 공식 역시 회귀물”이라고 말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도 “당초 웹툰·웹소설에서 시작됐던 회귀물이 드라마·영화 등 다른 분야로 확장하면서 이젠 회귀라는 소재 자체가 하나의 장르가 됐다”고 분석했다.
③ 반면 회귀물은 그보다 훨씬 더 노골적이다. ‘10년 전으로 되돌아가 비트코인을 샀다면’처럼 과거로 되돌아가 나의 선택을 바꾼 뒤 성공하고, 때로는 복수까지 한다. 그래서 회귀물은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현실을 뒤엎는 대리만족의 서사다.
④ 정덕현 평론가는 “과거엔 ‘공포의 외인구단’ 주인공 까치가 극한의 고난을 이겨내는 극복의 서사가 있었다면 지금 젊은 세대엔 그런 성공 기대감이 없다”며 “이생망 정서가 회귀물이 유행하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도 “1990년대 흔히 볼 수 있었던 성공시대형 드라마들이 지금은 찾기 어렵다”며 “회귀물엔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대는 끝났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⑤ 회귀물은 늘 죽음으로 시작한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현실에선 누구도 실제 죽음을 선택할 수는 없지만, 현실을 리셋하고자 한다면 그에 버금가는 극한의 각성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메타포가 그 안에 담겨 있다. 어쩌면 회귀물의 숨은 메시지는, 죽기를 각오해야 산다는 ‘사즉생(死卽生)’에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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