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회귀물에 매료된 한국 사회

에도가와 코난 2025. 9. 28. 00:02
728x90
반응형

 

① 한국 사회가 회귀물 시대를 맞고 있다. ‘재벌집 막내아들’이 장안의 화제였던 게 엊그제 같은데 주인공이 되살아나고 과거로 되돌아가 승승장구하는 스토리가 대중문화 곳곳에 넘쳐난다.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은 전 세계적으로 140억 뷰라는 초대박을 기록했다고 하고, 역시 잘 나가던 웹툰 ‘전지적 독자시점’은 이번에 영화로 개봉됐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한국 웹툰·웹소설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이 회귀물이며, 요즘 가장 일반적인 흥행 공식 역시 회귀물”이라고 말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도 “당초 웹툰·웹소설에서 시작됐던 회귀물이 드라마·영화 등 다른 분야로 확장하면서 이젠 회귀라는 소재 자체가 하나의 장르가 됐다”고 분석했다. 

 

③ 반면 회귀물은 그보다 훨씬 더 노골적이다. ‘10년 전으로 되돌아가 비트코인을 샀다면’처럼 과거로 되돌아가 나의 선택을 바꾼 뒤 성공하고, 때로는 복수까지 한다. 그래서 회귀물은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현실을 뒤엎는 대리만족의 서사다. 

 

정덕현 평론가는 “과거엔 ‘공포의 외인구단’ 주인공 까치가 극한의 고난을 이겨내는 극복의 서사가 있었다면 지금 젊은 세대엔 그런 성공 기대감이 없다”며 “이생망 정서가 회귀물이 유행하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도 “1990년대 흔히 볼 수 있었던 성공시대형 드라마들이 지금은 찾기 어렵다”며 “회귀물엔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대는 끝났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⑤ 회귀물은 늘 죽음으로 시작한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현실에선 누구도 실제 죽음을 선택할 수는 없지만, 현실을 리셋하고자 한다면 그에 버금가는 극한의 각성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메타포가 그 안에 담겨 있다. 어쩌면 회귀물의 숨은 메시지는, 죽기를 각오해야 산다는 ‘사즉생(死卽生)’에 있는지도 모른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