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아름다운 건 존경받고 추앙받고, 추한 건 멸시당해.”
―연상호 ‘얼굴’
② 우리에게 부유함과 가난함이 혹여나 아름다움과 추함으로 여겨지는 건 아닐까. 깨끗하고 화려한 고층아파트는 다닥다닥 붙어 있는 달동네 서민들의 집과 종종 비교된다. 그 부유함이 동경의 대상이 된다면 가난함은 멸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이 빈부의 차이는 1970년대 개발시대에 심지어 미추(美醜)의 차이로까지 평가됐다. 부유함이 아름다운 것이라면, 가난은 추한 것이라고. 그래서 어떻게든 가난을 벗어나야 한다고.
③ 최근 개봉한 연상호 감독의 영화 ‘얼굴’은 그 시대의 공기를 담았다. 시각장애를 갖고 태어났지만 아름다운 글씨의 도장을 파는 전각 장인 임영규(권해효 역)와 40년 만에 유골로 돌아온 그의 아내 영희(신현빈 역) 사이에 벌어졌던 사건의 진실을 그 아들인 동환(박정민 역)이 찾아가는 이야기다. 영화는 의도적으로 영희의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데, 40년 전 의류공장에서 함께 일했던 이들은 하나같이 영희를 ‘못생겼다’고 말한다. 과연 진짜 영희는 추녀인가.
④ 하지만 이는 맥거핀(MacGuffin·어떤 사실이나 행동을 매우 중요한 것처럼 꾸며 관객들로 하여금 엉뚱한 결말을 상상케 하는 장치)이다. 영희가 추녀인가의 문제보다, 그녀를 추녀라고 말하는 이들이 하나같이 추한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⑤ 아름다운 건 존경받고 추앙받고, 추한 건 멸시당해.” 영규의 말처럼 영희는 추하다는 이유로 멸시당했는데, 알고 보면 그녀를 멸시한 이들이 추한 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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