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어떤 비용도 치르지 않고 완승(完勝)을 거뒀다. 다른 나라들은 미국으로 수출할 때 15% 관세를 물어야 하지만, 미국 제품을 수입할 땐 관세를 못 물린다. 2차 대전 이후 80년간 자유무역의 원칙이던 상호 이익은 사라지고, 미국의 일방적 이익만 남게 된 것이다.
② 특히 트럼프는 미국 제조업 부활의 핵심인 철강 산업 보호를 위해 무려 50%의 관세를 예외 없이 모든 나라에 부과했다. 미국으로 철강을 수출하지 말라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트럼프의 주요 지지 기반인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 지대)의 옛 이름은 스틸벨트(Steel Belt·철강 지대)였다. “철강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If you don’t have steel, you don’t have a country)”가 트럼프의 지론이다.
③ 트럼프의 최대 성과는 달러 가치를 건드리지 않고 관세를 관철한 것이다. 원래 이번 관세전쟁의 출발은 미국 무역 적자 개선이었다. 수출과 수입의 차이인 무역수지는 통화가치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달러 가치가 강해질수록 미국 무역 적자가 늘어나는 것이다. 트럼프도 무역 수지 개선을 위해 약(弱)달러를 선호한다고 공언해 왔다.
④ 그런데 트럼프는 이번 협상에서 강(强)달러를 유지하면서 관세만으로 무역 수지 개선의 발판을 마련했다. 환율 전쟁이란 비장의 카드를 쓰지 않고 아낀 것이다. 이번에 아낀 카드는 언제든 꺼내들 수 있다.
⑤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자 트럼프가 약달러주의자인 스티븐 미란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을 연방준비제도 새 이사로 지명한 것은 예사롭지 않다. 미란은 미 대선 직후인 작년 11월 미국의 무역·재정 적자 해소를 위해 징벌적 관세 부과와 약달러 정책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이른바 ‘미란 보고서’로 주목받았다. 이 보고서에서 미란은 제2의 플라자 합의인 ‘마러라고(트럼프의 별장 이름) 합의’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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