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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몰락, 편집광들이 사라졌다

에도가와 코난 2024. 10. 6.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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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거절이 참담한 오판으로 판명 난 셈이다. MBA(경영학 석사) 출신인 폴 오텔리니는 훗날 한 인터뷰에서 “그때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모바일 칩 시장이 100배 이상 커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술회했다.

재무·회계를 절대시하는 ‘빈 카운터(bean counter·콩 세는 사람)’ 경영진이 비용 절감을 위해 R&D 인력을 대거 해고한 것도 뼈아픈 실책이었다. 해고된 R&D 인력이 줄줄이 경쟁사로 옮겨 인텔과의 기술 격차를 단숨에 따라잡았고, 인텔은 힘의 원천인 기술 리더십을 잃어버렸다.

충격받은 바이든 정부가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와 함께 칩스법(CHIPS Act)까지 만들어 노골적으로 인텔을 밀어주고 있지만, 선수로 뛰어야 할 기업 스스로의 경쟁력이 망가져 버리면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도 성공할 수 없다.

인텔과 함께 한 세대를 구가했던 삼성전자는 어떤가? 달러 기준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 추이를 보면 인텔과 마찬가지로 2018년 정점(頂點)을 찍은 뒤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1990년대 인텔의 전성기를 연 앤디 그로브는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베스트셀러가 된 같은 제목의 저서에서는 “비즈니스의 근간이 변하는 ‘전략적 변곡점’에 주의하지 않으면 회복할 수 없는 치명상을 입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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