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보물섬’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은 내가 아는 한 가장 남자다운 작가다. 어려서부터 폐 질환에 시달렸음에도 불구하고 카누 여행을 즐긴 모험가였다. 부유한 집안의 가업을 잇기 바라는 부모님에게 작가로 살겠노라 선언하고 변호사 자격증을 딴 자기주도적인 청년이었다. ② 무엇보다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소중한 가치를 실천한 진짜 남자였다. 원주민 이웃과 동등한 관계를 맺었고 제국주의, 인종차별 등을 바로잡기 위해 애썼다. 그가 죽자 사모아의 추장들은 자신들의 성지에 안장하고 묘비를 세워 그를 기렸다. ③ 스티븐슨의 남자다움에 빠져 있던 어느 날 “남자가 버건디나 새벽을 사랑하듯 배를 사랑했다”는 한 문장에 꽂혔다. 실은, 버건디가 지금처럼 색상 이름으로 쓰인 건 1920년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