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한 해를 정리하며 ‘올해의 한순간’으로 꼽고 싶은 12월 둘째 주 그 밤을 다시 떠올린다. 노벨상 시상식과 광장의 분노를 밤새 번갈아 보던 그날은 최고의 시간이자 최악의 시간이었다. 희망과 자부심의 순간이었고, 절망과 한숨의 시간이었다.② 계엄과 국가 폭력을 기록한 소설로 한강 작가가 세계의 존경을 받던 그때, 또 다른 계엄이 현실의 배경으로 등장하며 과거와 현재, 문학과 현실이 기묘하게 교차되던 순간. “오징어게임 시즌 2의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계엄이라는 현실판 디스토피아가 끼어들었다”는 해외 언론의 묘사를 씁쓸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그 순간.③ “K팝의 나라”라는 수식어가 만들어지는 동안 쌓아왔던 자부심이 와르르 무너지는 듯한 절망도 잠시, K팝과 팬덤은 희망과 회복의 근거를 제공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