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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지폐의 인물에는 가치관 이슈가 개입하고 돈도 꽤 들기 때문에 변경이 정말 어렵다. 그런데 일본이 지폐에 실리는 인물을 싹 바꿨고 최고액권인 1만엔권에는 시부사와 에이이치라는 낯선 인물이 등장했다.
② 1958년에 처음 발행된 1만엔권의 인물은 쇼토쿠 태자였다. 율령 반포와 관료제 구축을 통해 고대국가의 기틀을 만들었다는 인물이다.
③ 그리고 1984년, 메이지유신 시기의 계몽운동가 후쿠자와 유키치로 교체한다. <서양 사정> <학문의 권유> 같은 책으로 당대에 200만권을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던 인물이다. 그가 세운 대학교가 게이오대다. 대표적 주장이 ‘탈아입구(脫亞入歐)’인데 후진적인 아시아에서 벗어나 유럽 국가처럼 확 ‘변신하자’는 뜻이다.
④ 시부사와는 일본 자본주의의 설계자로 불리지만 ‘연쇄 창업자’가 더 정확한 표현이다. 일단 그는 변신의 귀재였다.
⑤ 좀처럼 안 바뀌는 일본, 도장 좀 폐기하자는 것도, 팩스를 버리고 메일로 바꾸자는 것도 일심동체로 거부하는 신묘한 고집을 부린다. 하지만 ‘사회적 공기’가 바뀌었다고 느끼는 순간, 언제 그랬냐며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신한다. 그런 그들의 특성이 정말 무섭다는 걸 150년 전에 우리가 뼈저리게 경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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