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비트코인이 하루 새 5% 가까이 급락하며 한때 7만5000달러가 붕괴했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이틀 새 2500억달러(약 360조원)가 증발했다. 표면적으로는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케빈 워시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이사가 차기 Fed 의장에 지명된 이른바 ‘워시 쇼크’가 작용했다. 하지만 안전자산인 금뿐 아니라 위험자산인 주식과도 탈동조화(디커플링)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비트코인의 자산적 가치에 의문이 커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②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 13.91% 하락했다. 금값(선물 기준)이 트로이온스당 5600달러를 기록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울 때도 약세를 보였다. 그렇다고 위험자산인 주식과 비슷한 흐름을 보인 것도 아니었다. 올해 들어 나스닥(0.97%), S&P500(1.17%) 등 미국 주식은 약보합세였기 때문이다. 코스피(15%)와 비교하면 비트코인의 부진은 더 두드러진다. 워시 쇼크가 촉발됐을 때도 은을 제외하고는 비트코인의 하락률이 가장 높았다.
③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금리 환경뿐 아니라 위기 국면에서만 부각되는 자산적 한계, 파생시장 중심의 수급 구조라는 세 가지 덫에 동시에 걸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 측면에서 비트코인은 들고 있어도 이자가 붙지 않는 자산이다. 금리 인하가 늦어질수록 투자자는 이자나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채권, 주식 등으로 이동한다. 이번 워시 쇼크 이후 시장이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을 선반영하면서 비트코인이 가장 먼저 매도 대상이 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④ 자산적 한계도 부각됐다는 평가다. 과거 실리콘밸리은행 사태와 이스라엘·하마스 충돌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금융 시스템 불안으로 번질 우려가 크던 당시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최근 경제 상황은 금융 위기라기보다 금리와 환율, 경기 흐름을 두고 시장이 방향을 가늠하는 과정에 더 가깝다.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⑤ 한편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으로 알려진 스트래티지는 최근 하락으로 보유 물량이 손실 구간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래티지의 평균 매입 단가는 7만6037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비트코인 71만2647개를 보유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스트래티지의 평균 단가를 밑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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