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야당 대표와 대권 후보를 거치면서 보여준 만기친람(萬機親覽) 리더십은 잘 알려져 있다. 만기친람 성향은 ‘마이너리티’ 한계를 딛고 자수성가한 사람에게서 잘 나타나는 특징이고, 그것이 성공의 ‘밑천’이었기 때문에 한 번 굳어지면 잘 바뀌지 않는다.
② 그중에서도 ‘단독 드리블’이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산업재해 문제다. 이 대통령은 산재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SPC 공장에는 직접 찾아가서 경영진에게 질책성 질문을 줄줄이 쏟아냈다. “교대 시간은 몇 시냐” “쉬는 시간에는 누가 업무를 대신하는가” “나흘간 12시간씩 연속 노동이 가능하냐” 등 내용도 근로감독관을 연상시킬 정도로 구체적이었다.
③ 만기친람의 가장 큰 폐해는 공직사회가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대신 대통령의 입만 쳐다보게 된다는 것이다. 좋은 해법보다는 대통령의 뜻에 충실한 해법을 우선하는 것이 오랜 경험칙으로 확인된 공직사회의 생리다. 더구나 대통령이 먼저 ‘디테일’을 말하면 공직사회의 사고(思考) 폭은 극단적으로 좁아진다.
④ 당시 정부와 여당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던가. 여당 정책위 의장은 “(윤 대통령은) 조국 일가의 대입 부정 사건을 수사 지휘하는 등 대입 제도에 누구보다 해박한 전문가”라고 했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라는 인물은 “제가 진짜 많이 배우는 상황”이라고 한술 더 떴다. 어느 정도 개인의 아부 성향 탓도 있겠지만, 제왕적 대통령제 아래서 대통령이 만기친람할 때 여당과 공직사회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반응이 이런 것이다.
⑤ 만기친람이 좋지 않다는 것은 그 말의 유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만기친람은 원래 사서삼경 중의 하나인 서경(書經)의 ‘일일이일만기(一日二日萬幾)’에 뿌리를 두고 있다. 나랏일에는 하루이틀 사이에도 만 가지 조짐(기미)이 있으니 미리미리 잘 살피라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뒤이어 이어지는 구절, ‘적임자를 등용해, 한 가지 직무라도 내버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대목이다. 즉 독주(獨走)가 아닌, 적재적소 인재 배치와 권한 위임을 통해 국정을 빈틈없이 살피라는 취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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