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이단이 정설이 되는 전복의 시대

에도가와 코난 2025. 9. 1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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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전환의 시대다. 지구에 부와 문명을 폭발시킨 국제 분업과 자유무역 질서가 80여 년 만에 종말이다. WTO 체제는 터무니없이 잘못 설계됐다는 게 룰 메이커 미국의 신념이다. 국유기업, 보조금, 환율조작 같은 불공정무역으로 중국이 최대 수혜자가 됐고, 미국 산업과 고용은 피폐해졌다는 시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새 질서 구축을 선언하고 ‘턴베리 체제’라 작명했다. 우선 목표는 중국을 배제한 글로벌 공급망 구축, 최종 목표는 달러패권 유지다. 목표가 적대적이다 보니 실현 수단도 공격적이다. 합리적 정책도구로 인정받지 못하던 관세를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며 조자룡 헌 칼 쓰듯 남발 중이다.


턴베리 방식은 도발적이다. 유럽, 일본, 한국에서 도합 1조5000억달러 투자금을 뜯어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유럽·일본 부흥을 위한 마셜·도지 플랜 지원액(146억달러·현재 가치 약 1500억달러)의 10배다. 우방의 기둥뿌리를 빼내는 백지청구서라니, 적응하기 힘들다.


턴베리는 가치전복적이다. 국제 분업 대신 자급자족을 말한다. 미 재무장관은 “핵심 산업에서 자급자족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반도체를 넘어 조선 방산, 여차하면 전략산업 보호라며 철강·에너지·통신·금융사에까지 개입할 태세다. ‘쌀’ 대신 ‘철’과 ‘칩’을 자급자족 대상으로 꿰뚫는 내공과 실행력이 두렵다.


미국은 턴베리를 ‘이단이 정설이 되는 체제’로 규정했다. 당혹스럽지만 피할 수 없다면 남은 선택은 적응이다. 턴베리는 역설적으로 한국의 성취가 얼마나 위대한지 자각시켰다. 뉴 레짐의 주역은 제조업이고, 미국은 제조강국 한국의 반도체·조선·배터리와의 협업에 절실하다. 기술, 지정학 등에서 일본 대만 같은 대안국을 압도해서다. 이쯤 되면 제조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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