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대학 졸업장은 평범함의 증거일 뿐" AI가 끌어내린 '학위의 권위'

에도가와 코난 2025. 9. 13.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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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실리콘밸리에서 대학 학위는 더 이상 값진 성공의 증거로 통하지 않는다. 스탠퍼드대 등 글로벌 인재들의 선망 대상인 졸업장조차 미국 스타트업 생태계에선 예전만큼 대우받지 못한다. 자동차 딜러용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복스지니어스 창업자 아브라즈 마흐무드는 “인터넷 시대에 대학에 가야 한다면 아마도 당신이 평범하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오히려 대학 중퇴가 성공한 창업자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지는 시대가 온 것이다.


막막한 창업 현장에서 필드가 손을 뻗은 곳은 ‘틸 펠로십’이었다. 페이팔 창업자이자 미국 유명 벤처캐피털(VC) 투자자인 피터 틸이 2011년 창립한 장학재단이다. 틸 펠로십은 대학 중퇴자에게 20만달러(2024년까지는 10만달러)를 지원하며 창업을 후원한다. 매년 22세 이하 창업자 약 20명을 선별해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틸 펠로십 장학생은 이제 실리콘밸리에서 ‘보증 수표’로 통한다.

틸이 중퇴자들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대학 교육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에서다. 틸은 “대학은 거품”이라며 전통 교육에 정면으로 도전했다.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틸은 대학을 뉴욕 최고 인기 나이트클럽인 ‘스튜디오 54’에 빗댔다. 그는 “대학은 밖에 엄청난 대기열을 세워놓고 사람들을 들여보내지 않음으로써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틸 펠로십 공동창립자인 짐 오닐은 1970년대 이후 미국의 과학 혁신이 멈춘 이유를 대학에서 찾았다. 그는 “1950~1960년대 가장 똑똑한 젊은이들이 새로운 발견의 최전선으로 몰려들었지만 1970년대에는 의사, 1980년대에는 변호사로 몰렸고, 1990년대에는 월가로 진출했다”고 지적했다.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2000년 6월 12일 스탠퍼드대 졸업사에서 자신이 리드칼리지를 중퇴한 경험을 소개하며 “그것은 내가 내린 최고의 결정 중 하나였다”고 말해 많은 화제가 됐다.

 

대학의 잔존 경쟁력은 네트워크다. 최근 캘리포니아 한 주립대에서 만난 교수는 “연구의 최전선에 있는 교수와 연구진이 있는 대학만큼 자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곳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약해지고 있다. 대학 중퇴자들은 되려 대학 밖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부상으로 대학의 존재 가치는 더욱 흔들리고 있다. 웹상의 대규모 정보를 흡수한 AI가 기존 ‘지식 전수자’들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유명 VC 코슬라벤처스의 비노드 코슬라 창업자는 지난달 SNS를 통해 “학위에 30만달러를 요구하는 것은 전형적인 워싱턴DC식 부풀리기(관료주의)”라며 “학위 공장들을 무너지게 내버려두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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