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먼저 온 미래.
소설가 장강명이 2016년 알파고 대국 이후 바둑계에서 벌어진 일을 기록한 책 제목이다. 장강명은 알파고가 바둑계에 미친 여파를 실증하기 위해 프로기사 29명과 바둑 전문가 6명을 인터뷰했다. 책에서 장강명은 5000년을 내려온 철학과 가치가 하루아침에 무너져버린 뒤의 바둑계 풍경을 ‘먼저 온 미래’라고 명명했다. 장강명의 작업에는 그러나 한계가 있었다. 대격변의 시작과도 같은 한 사람의 육성이 없었다. ‘인공지능을 꺾은 유일한 인류’ 이세돌이 간접 인용으로만 등장했다.
② “바둑이 다른 게임과 가장 다른 점이 있다. 다른 게임은 기물이 놓여 있지만, 바둑판엔 아무것도 없다. 추상의 상태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경우의 수가 무궁무진하다. 그 추상의 공간에서 전략을 세워 상대와 싸운다. 바둑이 인기가 떨어지는 이유는, 어려워서다. 배우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바둑은 인류가 만든 가장 위대한 게임이다.”
③ “첫 대국 전날 에릭 슈밋 당시 구글 CEO가 한 말이 걸렸다. ‘이 기술의 발전은 인류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긴 사람이 하는 말이었다. 자신감을 드러내는 건 이해하지만, 시합 전에 할 말은 아니었다. 싸한 기분이 들었다.”
④ “세 번의 패배로 알파고의 장단점을 파악했다. 초반은 아예 상대가 안 되고 종반도 계산의 영역이어서 불리하다는 걸 알았다. 4국에선 중반전으로 넘어갈 때 예상 외의 수를 둬 오류를 일으키려고 했다. 그 노림수가 68수다. 인간과의 대국이었으면 두면 안 되는 수였다. 우변 흑 네 점을 잡는 수였는데, 집을 지으려면 더 벌렸어야 한다. 그러나 일부러 상대를 압박했다. 그 후속 수단으로 78수가 나왔고, 결국 치명적인 버그가 발생했다. 68수부터 78수까지 다 꼼수였다.”
⑤ “상향평준화했다는데, 평준화는 아니다. 오히려 격차가 더 벌어졌다. 신진서는 인공지능이 나오기 전부터 강자였다. 인공지능을 공부한 뒤로는 절대강자가 됐다. 인공지능을 학습하고 활용하는 능력에 따라 성적이 달라진다. 비단 바둑만의 현상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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