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미국 정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1992년 저서 ‘역사의 종말’에서 자유민주주의가 인류 최종의 정치 체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주의와 자유로운 시장, 개방경제가 결국 세계를 한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는 예언이었다.
② 그 10여 년 뒤인 2005년, 미국 언론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세계는 평평하다’라는 책과 칼럼에서 후쿠야마의 낙관이 현실화하고 있음을 방증했다. 기술 혁신과 활발해진 글로벌 분업으로 국경은 허물어지고, 경쟁의 장은 평탄해졌다며 인류가 역사상 처음으로 같은 경기장에서 달리는 시대를 맞이했다고 했다. ‘평평한 세계’라는 표현은 단순한 비유가 아닌, 새로운 세계 질서의 요약이었다.
③ 20여 년이 지난 지금, 프리드먼이 본 세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중 패권 경쟁,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국제 정치’에 허물어졌다. 당시 프리드먼이 제시한 ‘10대 평탄화 요인’ 중 지금도 유효한 것은 별로 없다.
④ 글로벌화가 절정을 찍고 붕괴하고, 신흥 패권국이 부상해 구(舊) 질서에 도전한다. 기존 동맹은 구조적 불안에 약화하고, 지정학적 충돌이 세계 곳곳에서 고조된다. 보호주의 무역이 확산하고, 기술과 안보가 결합하며, 진보와 자유주의에 대한 믿음도 흔들린다. 20세기 초 그 결과는 경제 공황과 세계 대전이었다.
⑤ 아시아 변방의 최약소국에 불과하던 나라가 ‘평평한 세계’를 거치며 세계적 리더 국가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잃을 게 많아졌다는 의미, 더 이상 ‘수동적 약자’가 아닌 무게 있는 행위자로서 ‘강자의 게임’에 뛰어들어야 할 위험이 커졌다는 의미다. 이 나라 정치인들과 외교관들이 마음의 준비가 돼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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