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스스로 무너뜨린 외교의 공든 탑

에도가와 코난 2025. 1. 1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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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만큼 워싱턴 조야(朝野)에 강한 인상을 남긴 외국 지도자도 별로 없다. 지난해 백악관 국빈 만찬에서 마이크를 잡고 ‘아메리칸 파이’를 불렀기 때문만은 아니다. 워싱턴이 노래를 부른 한일 관계 개선, 한·미·일 협력에 대해 이만큼 드라이브를 건 한국 대통령은 없었다. 자유주의 국제 질서가 흔들리는 시대에 체급에 걸맞은 가치 외교를 주창하며 미국과 보조를 맞췄다. 

그날 밤을 기점으로 외교·안보 분야에서 윤석열 정부의 ‘레거시’라 할 만한 것들이 다 무너졌다.

한·미·일 협력에 이정표가 된 ‘캠프 데이비드’ 합의에 새 포장지를 입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들이밀 수 있는 사람은 윤 대통령이 적임자였다. 그래서 한·미·일 사무국을 서울에 설치해 대못을 박고, 트럼프가 이를 계승·발전시키도록 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물밑에서 뛰었다. 하지만 이제 수포로 돌아갔다.

전 정부 외교 수장은 외신에 나와 유창한 영어 실력을 뽐내며 윤 대통령의 ‘동떨어진 현실 인식’을 직격했다. 

그러나 결국 이 모든 게 누구 탓이겠는가. 비상계엄과 탄핵의 소용돌이가 모든 걸 집어삼킨 시간. 지금 한국 외교는 동력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국제 정세가 급변하고 판이 다시 짜이는 시기에 우리는 먼 길을 돌아가게 됐다. 대통령이 한순간의 오판(誤判)으로 자신이 쌓은 탑을 스스로 무너뜨렸으니 그저 원망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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