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최근 낸 ‘나쁜 권력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탄핵의 정치학’에 따르면 대통령 탄핵을 막는 세 가지 방패가 있다. 일단 여당에서 탄핵 소추를 막아내면 ‘의회 방패’가 된다.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되더라도 탄핵 심판을 담당하는 헌법재판소에서 이를 기각하면 ‘사법 방패’로 인해 탄핵은 실패한다. 아니면 노무현 탄핵 때처럼, 탄핵 소추부터 심판에 이르는 과정에서 대중이 나서 탄핵을 강하게 반대해도 탄핵은 성공하기 어렵다. ‘대중 방패’다.
② 이 셋 중 가장 강력한 것은 민심을 담은 대중 방패일 것이다. 국회가 탄핵 소추를 주저하거나, 헌재에서 법리적으로 고민하더라도, 여론이 탄핵을 강력하게 요구하면 의회 방패나 사법 방패도 쉽게 허물어질 수밖에 없다. 박근혜 탄핵 때가 그랬다.
③ 14일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뒤로 열흘간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의 행태를 보면 작정하고 시간 끌기에 들어간 듯하다. “법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더니 경호처 뒤에 숨어 출석 요구엔 불응하고, 탄핵 심판 관련 서류도 수령하지 않고 있다.
④ ‘도로친윤당’이 된 국민의힘을 앞세운 의회 방패도 다시 동원하려는 듯하다. 한동훈이 쫓겨난 자리는 친윤 핵심 권성동 원내대표가 기다렸다는 듯 꿰찼다.
⑤ “내란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윤석열과 여당의 정신 승리와 달리 탄핵을 막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중 방패’는 더 이상 작동하기 힘들어 보인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 여론조사 업체가 16∼18일 전국 18세 이상 1002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이 ‘잘된 결정’이란 응답이 78%였고, ‘탄핵이 인용돼 윤 대통령이 파면될 것’이라고 보는 응답자는 73%였다. ‘헌재가 탄핵 심판 결론을 가급적 빨리 내야 한다’는 응답도 68%였다. 대중 방패를 기대하기엔 이미 너무 많은 국민이 그날 새벽을 지새우며 불법 계엄의 현장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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