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다시, 시대정신을 묻는다

에도가와 코난 2024. 9. 30.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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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고조기, 각성기, 해체기, 위기’ 단계를 주기적으로 반복한다고 말한 이는 미국 역사학자 닐 하우다. 지난해 출간한 『제4의 대전환』에서 내놓은 순환론이다. 이러한 순환론적 역사 해석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역사를 패턴의 반복으로 독해하려는 도식적 설명틀은 역사에 담긴 우연성과 예외성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② ‘압축 발전’ 국가답게 우리 민주화 시대도 40년의 한 순환을 마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③ 우리 사회에서 민주화 시대가 열린 것은 1987년 6월민주화운동을 통해서였다. 말의 자유, 인권, 민주주의를 누리려는 민주화는 사회발전의 마스터 프레임이었다. 하우의 순환론을 응용하면, 고조기와 각성기에는 노태우·김영삼 정부와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해체기와 위기에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문재인·윤석열 정부가 각각 조응한다. 누구는 1997년 외환위기가 미친 충격을 강조하겠지만, 민주화 시대는 ‘1보 후퇴 후 2보 전진’의 역사를 이뤄냈다.

④ 내가 주목하려는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해체기와 위기에 대응하는 ‘후기 민주화 시대’의 초상이다. 이 시대를 특징지어온 것은 비전과 현실의 거리가 갈수록 멀어져 왔다는 점이다. 비전은 선진일류국가(이명박 정부), 국민행복 시대(박근혜 정부), 정의로운 대한민국(문재인 정부),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윤석열 정부)을 앞세웠지만, 현실은 경제적 저성장, 정치적 포퓰리즘, 사회적 불안, 저출생·고령화의 도전과 마주했다. 

수축사회의 다른 이름은 ‘축소의 시대’이자 ‘성공한 국가, 위기의 국민’ 시대다. 축소의 시대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은 초저출생과 초고령화의 위협이다. 더해, 1960~80년대 추격산업화와 1980~2000년대 추격민주화의 기반 위에 우리나라는 성공한 선진국 문턱에 올라섰지만, 그 문턱 위에서 역설적으로 국민 다수는 불안과 분노의 위기 상태를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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