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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27

"방첩사, 11월 계엄문건 작성"

① 국군방첩사령부가 지난달 초 비상계엄에 대비한 계엄사·합동수사본부(합수본부)의 운영에 관한 내부 문건을 만들었다는 주장이 8일 제기됐다. 특히 해당 문건은 지난 1980년 전두환 신군부가 비상계엄 전국 확대 직후 발표한 포고령을 참고했는데, “처단한다”는 표현이나 정치활동 중지 등 내용에서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뒤 발표된 포고령 1호와 유사성을 보였다. 야권은 이를 방첩사가 사전에 계엄을 준비한 정황으로 보고 있다.②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지난 11월 경 작성된 ‘계엄사 합수본 운영 참고자료 문건’을 입수했다"며 8쪽 분량의 문건을 공개했다. 이어 "이는 여인형 (전)방첩사령관의 직접 지시로 방첩사 비서실에서 작성, 여 전 사령관에게 보..

탄핵 소추 9일 지나도, 실무 맡을 변호사 못 구해

①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의 수사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 대응하기 위한 변호인단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23일 전해졌다. ②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대검찰청 중수부장을 지낸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대표를 맡기로 했을 뿐, 다른 참여 변호사는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과 배보윤 전 헌재 공보관 등이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③ 특히 윤 대통령 측은 실무를 맡을 변호사를 구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검장 등을 지낸 고위 전관(前官)들이 ‘큰 그림’을 그린다면 각종 기록 검토와 수사기관 조사실 배석, 의견서 등 서류 작성 업무는 상대적으로 젊은..

계엄선포 직후 김용현, 양손에 비화폰 들고 "왜 늦어지나"

① 12·3 비상계엄이 선포되던 날,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긴박했던 순간. 북한과의 전시 상황에 3군을 지휘하는 합참 지하 벙커 전투통제실에서 김 전 장관은 양손에 비화폰을 들고 “명령 불응 시 항명죄로 다스린다”고 사령관들에게 엄포를 놓으며 ‘서울의 밤’ 3시간을 지휘했다. ②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계엄 선포 직전 대통령실 2층 접견실에서 열린 국무회의는 오후 10시 17분부터 22분까지 5분 만에 종료됐다. 회의에는 윤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국무위원들 만류에도 윤 대통령은 ‘오죽하면 이러겠느냐’며 1층 브리핑룸으..

현직 대통령을 피의자라 부른 검찰

①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8일 “윤석열 대통령을 내란 혐의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밝히며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했다. 대통령은 재직 중 형사 소추를 받지 않지만 내란 및 외환죄는 예외다.  ② 특수본은 이날 새벽 자진 출두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을 긴급 체포해 계엄 당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조사 중이다. 위법한 포고령 작성, 계엄군의 국회 및 선관위 투입, 정치인 체포 시도 등에 윤 대통령이 어느 정도로 관여했는지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도 이날 김 전 장관이 쓰던 국방장관 사무실과 공관 등에 압수수색을 하며 수사에 속도를 냈다. ③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를 최종 결정하면서, 국회 활동을 금지하는 포고령을 발표하고 국회에 군을 보내..

헌법 파괴와 깨진 유리창

① 비가역적(Irreversible)이라는 용어는 한번 발생하면 뒤로 물릴 수 없는 현상을 의미한다. 자연과학에서 쓸 땐 변화의 방향성을 내포한다.② “1979년 말부터 진행됐던 계엄 상황이 2024년에 다시 전개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지난 6일(현지시간) 한강 작가가 노벨상 수상을 위해 방문한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연 첫 번째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대표작 『소년이 온다』에서 서술한 상황이 지난주 한국에서 발동된 비상계엄과 맞물려 전 세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③ 우리 모든 국민이 하나회 해체 이후 민주주의 확립을 위한 노력을 통해 쿠데타는 발생할 수 없는 불가역적 단계로 진입했다는 자긍심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총을 든 군인이 국회에 난입하고, 주요 인사에 ..

85표의 반대표

① 45년 만의 초현실적 비상계엄. 민주주의와 헌법질서를 유린한 대통령을 한순간도 더 인정할 수 없다는 국민적 분노가 색색의 응원봉과 K팝을 만나 유쾌한 정치연대의 장이 됐다. ② 이번 시위에는 10대에서 2030에 이르기까지 젊은 여성들의 참여가 단연 돋보였다. 대구 집회에서는 “우리는 보수의 텃밭이 아니다. TK의 콘크리트는 TK의 딸들에 의해 부서질 것”이라는 대자보가 나붙었다. 윤석열 정부의 ‘안티 페미니즘’ 기조가 2030 여성을 광장으로 불렀다는 진단이 나왔다. ③ 반면에 국힘 의원의 절대다수인 85명은 국민 75%가 찬성하는 탄핵에 반대했다. 말로는 탄핵 반대가 계엄 옹호는 아니고 탄핵 이후 혼란상을 우려한다지만, 3일 밤 긴박한 계엄 해제 결의 순간에도 18명의 여당 의원만이 동참했던 걸 ..

112초 숏폼 담화

① “임기 문제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을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향후 국정 운영은 우리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자진 하야 대신 ‘2선 후퇴’ 방침을 밝힌 것이다. ② 385자 분량의 담화는 1분 52초 만에 끝났고 윤 대통령은 담화문을 읽은 뒤 단상 옆으로 이동해 고개 숙인 뒤 퇴장했다. 담화문 서두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을 읽은 뒤 옅은 미소를 짓는 듯한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③ 윤 대통령의 이번 대국민 담화는 국회가 아니라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강조하면서 국민의힘에 ‘탄핵을 막아 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담화 대상이 국민이 아니라 국민의힘을 향한 담화였다는 ..

허수아비가 된 것, 그 자체가 죄

① “전두환이 전권을 휘둘러 나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1979년 12·12 군사반란 가담 혐의로 법정에 섰던 당시 이희성 계엄사령관(육군참모총장)과 주영복 국방부 장관은 이런 주장을 폈다. 실제 당시 공식 지휘계통이던 주영복-이희성은 사실상 허수아비였고 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지는 하나회 라인이 내란을 주도했다. ② 하지만 대법원은 두 사람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7년을 각각 선고했다. ‘다른 사람의 힘에 밀려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변명하는 것은 하료(지위가 낮은 관리)의 일이고, 피고인들처럼 지위가 높고 책임이 막중한 공직자에겐 이런 변명이 용납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③ 45년 만에 재연된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선 ‘명령에 따랐을 뿐이란 변명은 하급 관리나 할 소리’란 법원의 지적과 정반..

계엄 진실 공방

① 비상계엄이 선포된 3일 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인 체포 지시를 조태용 국정원장에게 보고했는지를 포함해 계엄 사태 이후 국정원 내부 상황을 두고 조 원장과 홍 전 차장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홍 전 차장 폭로로 촉발된 이번 논란이 국정원 ‘투톱’의 진실공방으로 번진 것.  ②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직후 군이 계엄군을 투입한 것을 놓고도 관련 지휘관끼리 증언이 엇갈리며 책임 회피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 등 군도 자중지란에 빠진 모습이다. 계엄 및 탄핵 국면으로 어느 때보다 안보 환경이 엄중한 시기에 기강을 다잡아야 할 국정원과 군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③ 홍 전 차장은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지시를 이행하지 않아 본인이 경질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박 의..

자멸한 돈키호테와의 손절은 지능 순

① 윤석열 대통령은 시대착오적인 모습을 자주 보였다. 각종 회의에서 대로(大怒)한다는 얘기가 들렸고, 여러 선거에서 민심이 회초리를 들어도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듯했다. KAIST 졸업식에서 대통령 경호원이 커다란 손으로 졸업생의 입을 틀어막은 뒤 강제 퇴장시킬 때 윤석열 정권의 정체성은 이미 드러났었다. ② 요즘 "윤 대통령이 문제가 많은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다"는 말이 회자한다. 느닷없이 선포한 비상계엄이 워낙 황당해서다. ③ 기사 소설을 너무 많이 읽다가 자신도 기사가 되기로 마음먹은 돈키호테는 풍차를 보고 거인이라며 싸우려 든다. 양 떼를 적군이라며 공격한다. 계엄 때 부정선거 조사를 목적으로 선관위를 뒤졌다고 하니, 윤 대통령은 기사 소설 대신 극우 성향 유튜브를 너무 많이 본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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