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혁명가인 그의 망명을 끝끝내 받아준 나라는,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파괴하려는 자본주의가 가장 발달한 영국 제국이었다. 그는 대영도서관에서 ‘자본론’을 집필한 빚을 그의 무덤을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갚고 있다. ②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안에 살면서 자본주의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고 하였으되, 그거야 다른 일들도 마찬가지다. 사랑을 하면서 사랑을 알기란 쉽지가 않다. 사랑을 잃어버리고도 사랑이 뭔지 모르는 게 인간이니까. ③ 나는 대학 89학번인데, 그 무렵 비로소 마르크스의 ‘자본론’ 등이 ‘공식적으로’ 번역 출판됐다. 이전에는 금서(禁書)였다. 법학자인 아버지가, “이제야 우리 사회가 ‘자본론’도 서점에 깔리는구나. 별것도 아닌데 쓸데없이 금지해 놓으면 대단한 걸로 둔갑을 하지”라고 하셨던 기억이 생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