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프랑스가 100년 만에 개최한 파리 올림픽은 이래저래 잊히기 힘든 올림픽이 될 것 같다. 개회식이 특히 그렇다. 경기장을 벗어나 센 강과 에펠탑을 무대로 프랑스 매력을 한껏 보여주려는 창의적 발상은 신선했으나 운영과 콘텐츠는 거센 논란과 미흡한 완성도로 얼룩졌다.
② 단두대에서 처형 당한 왕비를 재연한 것이다. 이번 올림픽 개회식은 ‘성 평등’의 역사를 한껏 강조하면서 프랑스 역사의 페미니스트 10인을 황금 동상으로 소개했다. 그래 놓고 프랑스로 시집 왔다 온갖 혐오와 헛소문 속에 황당한 죄목을 덮어쓰고 희생된 외국인 왕비의 머리는 프랑스 역사의 전리품처럼 소개하는 그 ‘선택적 정의’가 프랑스의 자가당착을 보여주는 듯했다.
③ 유럽의 경제 대국이고 외교 강국이라는 점 말고 프랑스가 ‘소프트 파워’로 세계사에서 누려온 남다른 프리미엄 때문이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을 통해 전제군주제를 무너뜨리고 공화주의 이념을 세계에 수출한 나라, 문화와 예술 선진국, 68혁명으로 상징되는 저항과 자유 정신, 반미(反美)·반 세계화 기수로 프랑스는 실제 국력보다 국가 이미지가 더 높게 매겨지는 나라였다.
④ 1981년 좌파 미테랑 대통령이 첫 집권에 성공했다. 1980, 90년대에 프랑스에 살았던 한국 유학생이나 주재원들 눈에 한국보다 부강한 나라 프랑스의 제도와 이념은 동경과 선망의 선진국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자유·평등·박애의 나라로, 톨레랑스의 나라로 소개됐다.
⑤ 국가의 흥망성쇠를 직시하지 않은 채 부유한 삶을 즐기면서 입으로만 정의를 외치는 ‘캐비아 좌파’ 지식인이 유독 많은 나라다. 프랑스에 대한 허상이 적지 않아 특파원 시절, 있는 그대로의 프랑스를 전달하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로부터 십수년 뒤, 파리 올림픽을 통해 프랑스 스스로 굴절 없이,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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