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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불륜’은 도덕률에 대한 배반이다. 꼭 사랑해서 결혼했거나 내내 사랑해온 부부가 아닐지라도, 혼인 상태에서의 불륜은 두 당사자 간 약속을 넘어 가족, 사회, 법, 때로는 신앙의 ‘신성한’ 서약을 깨뜨리는 행위에 해당한다. 그래서 사사(私事)임에도 공사(公事)다.
② 순수하고 이상적이어서, 또는 삶을 깊이 경험하지 못해서 그런지 모르겠다. 경험과 사유의 폭이 제한되어 있으면, 단죄도 쉽다.
③ 사교계 질서(decorum)를 깨뜨리지 않는 한도 안에서 당시 사회가 불륜을 허용했음에도 안나가 그 룰과 타협하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스스로 기만하고 싶지 않아서다. 사랑에 전부를 걸어서다.
④ 톨스토이가 그려내려 한 것은 살아 숨 쉬는 개인 욕망과 그 위에 군림하는 제도적 계율의 불가피한 공생 관계였다. 둘 중 어느 한 편 손을 완전히 들어줄 수 없었던 그는 개인의 탈선은 징계하되(안나는 기차에 뛰어들어 자살한다), 도덕을 논하는 사회의 이중성에도 비난을 가했다.
⑤ 세상은 당장의 심판을 요구하지만, 문학은 그러지 못한다. 상황은 하나여도 사정은 각양각색이고, 다른 입장에 서면 달리 말할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문학은 대신 이해를 구한다. 톨스토이는 소설 맨 앞에 성경 구절을 적어놓았다. ‘복수는 나의 것, 내가 갚으리라.’ 복수는 하나님 일이니, 인간은 악을 악으로 갚지 말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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